이태원 방문자 추적 속도에 튄 불똥 "'n번방' 26만명은 왜 못 잡나"

[쿠키뉴스] 민수미 기자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서울시가 클럽 근처에 설치된 기지국 접속자 1만905명의 명단을 확보해 진단검사를 받도록 요청하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속도전이나 다름없는 감염병과의 싸움에서 지지 않기 위해 공격적 방어에 나선 것이다. 선제 대응 방법에 긍정적 평가가 쏟아졌다. 동시에 예상치 못한 불똥도 튀었다. 바로 ‘n번방’. 

성 착취 영상물 공유와 소비에 가담한 26만명의 처벌과 신상 공개 요구는 처음부터 거셌다. 지난 3월 텔레그램 ‘박사방’에 가입한 이들의 신상을 공개하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자는 청원 시작 사흘 만에 100만명을 넘겼다. 포털사이트 기사 댓글, 온라인 커뮤니티 할 것 없이 파렴치한 짓을 한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야겠다는 성토가 넘쳐났다. 

지금까지 신상이 공개된 텔레그램 사건 관련 피의자는 총 4명이다. 앞서 ‘박사’ 조주빈(25), ‘부따’ 강훈(18), ‘이기야’ 이원호(19)에 이어 13일 n번방 최초 개설자 ‘갓갓’ 문형욱(24)의 신원이 공개됐다. “적어도 나는 못 잡아”라며 모두를 조롱했던 문형욱 검거는 경찰 수사에 있어 큰 수확이지만, 빠른 사건 해결을 기다렸던 이들에게는 그렇지 못한 그림이다. 

SNS에서는 ‘이태원 방문자는 빠른 시일 내에 찾아냈으면서 n번방 26만명은 왜 그 속도로 잡아내지 못하느냐’ ‘불특정 다수의 명단 입수는 잘하네. 근데 왜 온라인 기록이 선명한 26만명 수사는 요원한 것인가’ ‘이태원 클럽 방문자를 며칠만에 찾아낸 시스템이면 n번방 수사와 26만명 신상 공개도 신속하게 할 수 있다는 것’ 등의 지적이 이어졌다. ‘선택적 업무 수행’이라는 일갈도 있었다. ‘갓갓 검거는 끝이 아니다’, ‘26만 신상공개 강력처벌’ 해시태그 운동도 계속이다. 

사이버 자경단을 통해 공개됐던 n번방 운영자와 유료회원 수백 명의 신상정보도 여전히 돌고 있다. 게시물에는 얼굴이 나온 사진, 직업, 휴대폰 번호, 출신 학교, SNS 주소 등이 포함되어있다. 경찰이 늑장 수사를 벌인다는 오해와 사법부에 대한 불신 탓에 주범들과 26만명의 가담자를 스스로 단죄하겠다는 여론은 시간이 지나도 꺼지지 않고 있다. 자경단 활동으로 인해 피해자 사진이 다시 유출되는 등 심각한 2차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경찰이 운영진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지만, n번방 사건 가담자들의 신상 공개를 요구하는 이들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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