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탓이오’ 한남3구역 조합 속앓이…“건설사 책임 있지만...적대관계 안돼”

불가피한 사업지연이 예상되는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에 대한 책임이 건설사에게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다만 조합은 이번 사태에 대한 가장 큰 책임은 사전에 건설사들을 규제하지 못한 조합 집행부에 있으며, 시공사인 건설사를 적대관계로 돌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남3구역 조합은 최근 입찰 참여 건설사들의 위법소지가 의심되는 과열 수주경쟁으로 인해 정부의 재입찰 권고를 받았다. 

하지만 조합 측은 건설사가 당초 제안한 입찰제안서에서 위법소지가 있는 부분만을 걸러내고 기존 건설사를 대상으로 시공사를 선정하기를 바라고 있다. 이들 입장에선 사업이 지연될수록 조합운영비나 주거비용 등이 크게 부담되기 때문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기존에 살던 집을 두고 임시로 살 집을 구하는데 사용된 대출이자부터 시작해서, 재입찰을 할 경우 조합운영비와 새로운 업체를 구하는데 사용되는 추가비용 등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이들 입장에선 하루빨리 사업이 진행되길 바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이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들에게도 일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초 위법소지가 충분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홍보활동을 자행했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국토부와 서울시의 합동점검 결과 위반근거는 ▲재산상 이익제공(도정법 제132조) ▲시공 외 제안사항(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 제30조 및 형법 제315조 위반소지) ▲과장·허위광고(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조 및 형법 제315조 위반소지) 등이 있었다.

건설사별로 위반소지 항목을 살펴보면 3개 건설사 공통적으로 사업비 및 이주비 금융비용 무이자 지원, 특별품목 보상제, 분양가 보장 등을 약속했다. 이외 현대건설은 분담금 유예, 컨시어즈 특화 GS건설은 단지 내 공유경제 지원, 혁신설계안 기반시설비 무상제공, 역 신설 타당성 조사 대림산업은 임대주택 제로 등의 조건을 내걸었다.

한남3구역 비대위 관계자는 “이번 사태에 대한 건설사 책임은 분명 있다. 예컨대 GS건설이 분양가 얘기를 하면서 상한제를 맞지 않았는가”라고 비판했다. 앞서 GS건설은 입찰제안서에 분양가상한제 미적용 시 3.3㎡당 7200만원 분양가 보장 등의 내용을 담았다.

김헌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본부장은 “한남3구역 등 재개발·재건축사업은 재벌기업의 먹잇감인만큼 책임이 없다 할 수 없다. 입주자들도 물론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보겠지만, 기업의 경우 수조원의 이익을 본다”며 “보상해주겠다는 이주비만 봐도 말도 안되는 금액이지 않은가. 그만큼 수익을 남긴다는 것을 방증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다만 건설사들은 “책임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입찰에 참여했던 한 건설사 관계자는 “발주처인 조합이 제시한대로 조건에 맞춰 제안서를 낸 것”이라며 “룰 안에서 최선을 다해야 하는 입장이라 그렇게 한 것일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조합 측에서는 억울하지만 시공사인 만큼 건설사들에게 직접적인 책임을 물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이들은 오히려 1차적 책임은 건설사보다도 조합 집행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한남3구역 비대위 관계자는 “조합에서 건설사를 상대로 당초 책임을 무는 방안도 검토를 했었지만, 이길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조합 입장에서 시공사를 적대적으로 대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큰 책임은 조합 집행부에 있다”며 “집행부가 건설사들이 언론사 홍보 등 과열된 수주경쟁을 할 때 제재를 가하고 공정하게 갔다면 이렇게까지 상황이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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