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T1, '약속의 13연승' 이뤄낼 수 있을까

SKT T1, '약속의 13연승' 이뤄낼 수 있을까

SKT T1, '약속의 13연승' 이뤄낼 수 있을까

“SKT T1에게 부진은 있지만 몰락은 없다.”

SKT가 부진한 모습을 보일 때마다 김정균 SKT 감독이 늘 하는 말이다. 이번 서머 시즌 역시  SKT는 이 캐치프레이즈대로 드라마틱한 장면을 연출 중이다.   

스프링 시즌 ‘어나더 레벨’이라고 불렸던 그리핀을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제압하고 최고의 명가다운 모습을 보였던 SKT는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을 마무리하고 맞이한 서머 시즌에서 거짓말처럼 부진했다. 첫 상대인 진에어 그린윙스를 상대로 우여곡절 끝에 승리를 따냈지만 이후 5연패에 빠지며 9위까지 추락했다.   

서머 시즌의 SKT는 팀워크가 안 맞는 모습을 보였으며 개인 기량도 많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소방수로 서브인 ‘하루’ 강민승과 고리김태우를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지만 쉽지 않았다. 이런 SKT를 놓고 향간에는 연습량이 부족했다, 팀 내적으로 문제가 있다 등 소문이 퍼졌다. 팬들은 어느덧 SKT의 몰락을 우려하기 시작했다. 

6월 27일 드디어 연패를 끊으면서 승자 인터뷰 자리에 오른 ‘페이커’ 이상혁은 침착했다. 그는 “문제점이 한 가지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동시다발적으로 많았다. 지금 팀원들 모두 우선적으로 개인 기량을 신경 쓰고 있다. 자신감도 많이 떨어졌는데 이날 승리를 계기로 반등하겠다”며 “이제부터 13연승을 하겠다”며 약속했다. 

당시만 해도 팬들 사이에서 이 발언은 허무맹랑하게만 여겨졌다. 당시 페이커와 SKT가 승리한 상대도 7위인 KT 롤스터였다. 경기력도 만족스럽지 않았기에 페이커의 공약은 큰 설득력이 없었다. 하지만 이날의 승리는 확실히 SKT에게 반전의 기회가 됐다. 특히 이날 2세트에 ‘마타’ 조세형 대신 출전한 ‘에포트’ 이상호의 활약이 반전의 서막이었다.

시즌 중간에 개최된 국가 대항전 ‘리프트 라이벌즈’에서 SKT는 인빅투스 게이밍(IG)에게 패하면서 주춤하는 듯 했으나 대만의 플래시울브즈와 중국의 탑e스포츠를 잡아내며 상승 기류를 타기 시작했다. 

서머 시즌 2라운드에 접어들자 SKT는 매서워졌다. 더 이상 1라운드 초반의 부진한 모습을 찾아 볼 수 없다. 경기력, 개인 기량 모두 향상됐다. 경기 속도도 굉장히 빨라졌으며 순간 판단 또한 굉장히 영리해졌다. 심지어 상대 팀이 ‘바론’ 등 중요 오브젝트를 차지해도 주도권을 잃지 않았다. 

9주차에 접어든 지금 SKT는 9연승을 이어나가는 중이다. 순위도 어느새 9위에서 단독 1위까지 올라왔다. SKT 선수들은 연승에도 불구하고 매 인터뷰에서 “순위는 신경 쓰지 않는다. 연승도 우리에게 의미 없다. 단지 기본기를 더욱 탄탄히 하고 경기력 향상에만 집중할 것이다”라며 여전히 긴장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2라운드가 마무리되기까지 앞으로 세 경기가 남았다. 2위 샌드박스, 3위 담원, 9위 한화생명과 맞붙는다. 그 어느 팀도 방심할 수 없다. 특히 한화생명은 지난 4일 담원을 완승으로 잡아내는 이변을 일으켰기 때문에 더욱 경계해야 한다.  

SKT가 남은 세 경기를 모두 승리해 리그 1위로 결승 직행 후 우승까지 차지하면 페이커의 13연승 약속은 지켜진다. SKT가 다시 한 번 신화를 창조할 수 있을지에 대해 수많은 리그오브레전드 팬들의 기대가 집중되고 있다.

한편, SKT가 9연승을 달리면서 해외에서도 SKT를 재평가했다. ESPN은 7일 리그오브레전드 글로벌 파워랭킹에서 SKT를 3위에 선정했다. 지난 1라운드 5연패하며 혹평을 당했던 순위보다 무려 36단계가 올랐다.  

문창완 기자 lunacy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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