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과 다른, 그래서 더 흥미로운 ‘꼰대인턴’ [볼까말까]

예상과 다른 ‘꼰대인턴’, 눈길 가는 이유


예상과 다른, 그래서 더 흥미로운 ‘꼰대인턴’ [볼까말까]

[쿠키뉴스] 인세현 기자=예상을 뒤엎은 첫 회였다. 관계 역전 상황을 이용해 웃음만 주는 드라마일 줄 알았는데, 바탕에 현실의 잔혹함과 냉정함을 깔아 놓았다. 지난 20일 첫 방송한 MBC 새 수목극 ‘꼰대인턴’의 이야기다.

‘꼰대인턴’은 옹골식품 인턴 시절 이만식(김응수) 부장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던 신입 인턴 가열찬(박해진)이 준수식품에 취업한 후 ‘핫닭면’을 성공시키는 내용으로 출발했다. 이후 옹골식품서 밀려난 이만식이 준수식품 시니어 인턴으로 입사해, 가열찬을 상사로 만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코믹 오피스물로 소개됐지만, 첫 회 중반부까지는 코믹을 뗀 오피스물처럼 보였다. 사회 초년생이 마주한 현실의 벽을 진지한 톤으로 그려내며 인물과 이후 펼쳐질 이야기에 개연성을 부여했다. 극 중 등장한 사내 괴롭힘은 분명 극단적이지만, 이에 공감하는 시청자도 있었다. 대사나 상황에서 현실성을 놓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드라마는 후반부부터 현실에서 코믹, 일종의 판타지로 빠르게 방향을 전환했다. 과거 인턴 가열찬의 옹골식품 시절이 현실에 닿아 있다면, 현재인 준수식품 부장 가열찬은 판타지에 가깝다. 자신의 능력만으로 입사 5년 만에 부장 자리에 오르고, 이후 자신을 끝까지 내몰았던 과거의 상사를 부하직원으로 만난다는 이야기는 현실적이라기보다 ‘사이다’를 꿈꾸는 직장인의 동화처럼 보인다. 앞뒤가 허술한 작품처럼 여겨질 수 있는 이유다. 

하지만 드라마는 가열찬의 승승장구를 ‘핫닭면’ 하나로 재치있게 설명하며 시청자를 설득하고 몰입을 유도한다. 가열찬이 인도시장을 겨냥한 채식 핫닭면 광고에 출연해 인도영화풍의 춤을 추는 장면은 시청자에게 재미를 선사하는 동시에, ‘꼰대인턴’의 색채를 잘 보여주는 부분이다.

배우들도 흥미로운 대본 위에서 마음껏 기량을 자랑했다. 코미디 첫 도전인 박해진은 가열찬의 변화를 잘 그려냈고, 김응수 또한 현실감 있으면서도 극적인 표현으로 ‘꼰대’ 이만식을 연기했다. 앞으로 두 배우의 호흡을 기대해 볼 만하다. 조화로운 음악과 감각적인 연출도 합격점이다. 

가열찬과 이만식이 뒤바뀐 위치에서 마주하며 마무리된 첫 회는 두 사람의 달라질 관계를 예고한다. 중요한 것은 이들의 관계 변화를 통해 ‘꼰대인턴’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다. 과거의 사건과 곳곳에 던져 놓은 암시를 빼놓지 않고 회수해, 마지막까지 좋은 만듦새를 보일지도 지켜볼 일이다.

■ 볼까

회사원에겐 대리만족 드라마가 될 수도 있겠다. 캐릭터를 앞세워 가볍게 웃음을 전하면서도 생각할만한 여지를 남기는 작품을 좋아하는 시청자에게 추천한다. 

■ 말까

초반 직장 내 괴롭힘 묘사가 극단적이고 현실적이다. ‘꼰대’ 이만식 부장의 연기가 너무나 ‘리얼’해서 괴로울 수 있다. 

inou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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