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피’ 만도 못한 은행주…악재는 여전히 ‘진행형’

수익성 낮아 장투보단 차익실현 노려야...급격한 충격 이어지지 않을 것

[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 국내 주요 은행주들이 실적 선방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하방 압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은행업종의 주가는 박스피(횡보하는 코스피 지수) 수익률에 비해  저조하다. 최근 주가가 소폭 상승하고 있으나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될 경우 실물경제가 흔들릴 가능성이 크고 이는 은행업종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크다. 금리인하까지 겹친다면 예대마진 수익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플랫폼 업종인 카카오와 네이버의 비대면 은행서비스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악재 가운데 하나다. 따라서 장기투자 보다는 저점 매수를 통해 차익을 실현하는 것이 수익을 얻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 ‘박스피’만도 못한 은행株, ‘존버’로 차익 실현 가능할까

국내 주요 은행업종의 주가가 코로나19 여파가 확산되면서 주가가 하락 압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동학개미운동’이라는 개인투자자들의 대거 투자 참여로 코스피 지수가 상승 국면으로 돌아섰지만 여전히 은행주들의 주가는 지지부진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은행지수는 479.55p(이달 18일 종가기준)으로 3개월 전 지수(631.94p) 대비 24.11% 하락했다. 이는 코스피 지수 흐름(-12.36%)과 비교해도 약 2배 이상 하락한 것이다.

국내 주요 은행주(금융지주사)의 주가는 3개월 전 대비 약 20% 이상 떨어졌다. 이 가운데 기업은행(-26.13%), KB금융(-25.83%), 하나금융지주(-24.65%), 우리금융지주(-21.89%), 신한지주(-20.79%) 순으로 주가가 하락했다. 

주요 5대 은행주의 1분기 평균 순이익은 약 6841억원으로 국내 시가총액 2위 SK하이닉스(6491억원) 보다 많지만 주가에는 반영되지 않고 있다. 실제 상장된 은행주의 올해 예상 PER(주가수익비율)은 3.9%로 코스피 예상 평균 PER(13.7%)에 비해 크게 부진하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 체이스(9.7%)와 비교해도 수익성이 현저히 낮다.

은행주의 이같은 부진은 타 산업 대비 성장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차증권 김현기 연구원은 “은행산업의 경우 현재 이익 수준은 견조하나 향후 성장성 측면에서 본다면 타 산업 대비 크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지적했다. 

정부 정책의 기조도 주가 하방 압력에 영향을 미쳤다. 키움증권 서상영 연구원은 “한국 정부의 정책 기조가 은행을 활용해 산업의 위기를 극복하려는 경향이 크다”며 “때문에 대손충당금도 타 글로벌은행과 비교해 적은 편이고, 순이익은 좋지만 내실은 희생당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글로벌투자은행과 비교해 주주환원(배당 및 자사주 매입) 성향이 적다는 점도 주가 횡보에 영향을 미쳤다. 삼성증권 김재우 연구원은 “JP모건과 같은 투자은행의 주주환원 성향은 100%인데 반해 국내 대형은행의 주주환원은 20~30%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대면 위주의 온라인은행의 등장도 기존 은행에는 껄끄러운 요소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흑자 전환에 이어 올해 1분기 185억원의 순이익을 내 전년 동기 대비 181.3% 증가했다. 네이버도 현재 네이버페이를 통한 온라인통장을 개설하기로 한 상태다. 

장기투자 방식의 매수 전략이 차익 실현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신한금융지주의 10년 전 주가(2010년 10월 15일 기준) 4만4500원이었으나 10년이 지난 지금 오히려 주가가 하락한 상태다. 꾸준한 순이익 증가에도 주가 상승은 이뤄지지 않았다. 반면 미국의 투자은행 JP모건은 10년 전과 비교해 약 2배 이상 주가가 오른 상태다.

‘박스피’ 만도 못한 은행주…악재는 여전히 ‘진행형’

◆ 바이러스까지 ‘발목’…코로나19 충격 장기화 은행株 ‘리스크’

엎친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충격의 장기화도 은행업종의 악재가 될 수 있다. 실물경제 타격이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현대차증권 김현기 연구원은 “대출금 상환 유예나 초저금리 자금 공급이 많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NPL(부실채권) 발생이 크지 않을 수는 있지만 리스크가 이연되면 은행주 주가에 반영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리 인하에 따른 NIM(순이자마진) 감소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현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추가 인하를 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고 이달에 인하하지 않을 경우 7월에 인하할 가능성이  보다 우세하고 이달 인하하지 않는다면 7월에 인하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2분기 실적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국내 은행들은 1분기 실적에 사모펀드 환매 중단에 따른 손실을 반영하지 않은 상태다. 키움증권 서상영 연구원은 “3조원대에 달하는 사모펀드 환매 중단에 따른 손실(1조원)은 반영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기업들의 부실이 은행업종에 급격한 충격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증권 김재우 연구원은 “은행들의 중소기업대출 가운데 담보와 보증이 차지하는 비중이 75%에 육박하고 있다”며 “은행의 비용 부담은 과거 금융위기에 비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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