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굳이 안철수 캠프로 갈 이유도 없고, 딱히 가지 말아야 할 이유도 없고”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 “개인적으로는 고약한 취향(quel goût!)이라 생각하지만, 아무튼 양 진영 모두 오직 적들의 시체를 산처럼 쌓고 거기서 흘러나온 피가 강을 이루어야만 이룰 수 있는 역사적 사명들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나신 거룩한 분들이라, 말릴 수도 없지요. 다만 전쟁을 하더라도 전사들끼리만 하시고 비무장 민간인 학살하는 일만 삼갔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이 있을 뿐입니다. 애먼 사람 상대진영의 부역자로 몰아 처형하지 말고. 그거, 전쟁범죄입니다.”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이 밝혔다.

진 전 교수는 “굳이 안철수 캠프로 갈 이유도 없고, 딱히 가지 말아야 할 이유도 없고. 그건 개인이 선택할 문제이지 남들이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죠. 설사 왈가왈부를 하더라도 그 당에 가겠다는 얘기가 나온 후에나 할 일이지, 그 자리에서 자신의 정치적 이상이 사회주의에 있다고 밝힌 사람이 왜 그 당에 갈 거라고 우기는지 모르겠네. 전형적인 ‘진영멘탈리티’죠. 1930년대도 아니고, 벌써 포스트모던 얘기도 한물 간 21세기에 이게 무슨 문화지체 현상인지”라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피차 흉한 꼴 다 드러낸 마당에 무슨 이뤄야 할 역사적 대업이 남았다는 건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진영을 갈라서 싸우는 것은 끼리끼리 하시고, 내 허락도 없이 나를 이 진영, 저 진영에 마음대로 집어넣지 마세요. 내가 분명히 얘기했죠? 난 심판 볼 거라고. 그러니 그쪽이든 저쪽이든 진영에 속한 분들은 이 공간에서 나가주셨으면 해요. 그거 지겨워서 만든 곳이니. 여기는 진영 멘탈리티에서 자유로운 이들의 장소로 남았으면 합니다”라고 밝혔다.

진 전 교수는 “진영 멘탈리티에 빠진 사람의 눈에는 이 컬러풀한 세상이 흑백사진으로 보이죠. 어떤 색이든 그냥 흑 아니면 백으로 분류합니다. 물론 양 진영의 사람들은 자신을 백, 상대를 흑으로 봅니다. 저 쪽에게는 흑인 것이 이쪽에서는 백으로 여겨지죠. 그래놓고 서로 박 터지게 싸웁니다. 편만 다르지 실은 그들은 동일한 이상을 공유합니다. ‘되도록 많은 아군과 되도록 많은 적군의 시체.’ 어느 쪽이든 이것이 그들이 바라는 이상적 사회입니다”라고 전했다.

jun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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