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 훈풍→우한 폐렴”…면세업계, 신종 코로나에 ‘속앓이’

유커의 복귀를 고대하던 국내 면세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날벼락을 맞았다. 당초 업계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가능성에 주목하며 유커의 본격적인 복귀를 예상했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로 기대가 물거품이 되는 모양새다. 현재 중국 당국은 질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국내와 해외 단체관광을 모두 중단한 상태다.

27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주요 면세점들은 ‘신종 코로나’의 악영향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장기화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한 대형 면세점 관계자는 “춘제(春節·중국의 설) 이후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중국 당국의 단체관광 금지 조치가 개별관광객과 따이공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가 관건으로 보인다”라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업계 안팎에선 ‘신종 코로나’로 인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이 번졌을 당시, 롯데면세점은 4월 한 달 동안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24% 줄었다. 동기간 신라면세점은 전년 대비 25%가량 매출이 떨어졌다. 일각에선 ‘신종 코로나’가 지금보다 더 확산될 경우, ‘사스’ 사태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재 국내 정치권에선 ‘중국인 입국 금지’까지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상황이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27일 "중국여행객의 입국금지도 심각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이날 펴낸 보고서에서 “글로벌 제품·서비스 교역 감소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중국의 한한령 해제 등 관계 개선 기대감이 높았던 면세점, 화장품, 의류 등 중국 관련 소비주의 투자 심리 위축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유커 훈풍→우한 폐렴”…면세업계, 신종 코로나에 ‘속앓이’사실 면세업계는 한 달 전만 해도 최근 유커 관광이 다시 움트기 시작하면서 기대감에 휩싸이기도 했다. 국내 면세점 방문 외국인 수는 2016년 2063만명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사드 사태가 발생하면서 2017년 1511만명으로 뚝 떨어졌다. 이후 2018년 1819만9448명, 지난해 2000만명까지 꾸준하게 회복세를 그리고 있었다. 

실제로 국내 면세점 총매출도 지난 11월 2조2881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수치를 경신했다. 이는 전월동기대비 4.6%, 전년 동기대비 38.9% 증가한 수치다. 최근에도 지난 7일 이후 중국 건강식품 업체 직원 5000명과 초·중학교 학생 600여명이 한국을 다녀갔다. 시 주석의 방한설에 거는 기대도 컸었다. 방한이 이뤄져 한한령이 전면 풀리게 되면, 관광 시장이 다시 활성화될 수 있다는 핑크빛 전망도 나왔다.

‘신종 코로나’가 이 같은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지 업계는 예의주시 중이다. 한 대형 면세업계 관계자는 “춘절 기간은 따이공이 귀성길에 오르는 기간이라, 아직까지 매출 하락 등의 가시적 영향은 없다”라면서도 “춘제 이후 매출 추이를 봐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고객과 직원 안전을 최우선 목표로, 향후 상황 변화에 따른 신속하고 추가적인 대응 조치들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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