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희화화로 유튜브 구독자 몰이?… 장애계는 ‘분통’

“장애인 혐오 문화 강화, 왜곡된 시선 만들어”

#지난 2013년 한 뚜렛증후군 환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음성 '틱 장애'로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던 그는 끝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그리고 지난해 말 유튜브에서 본인이 틱 장애를 갖고 있다는 유튜버가 등장했다. 이 유튜버는 본인의 장애를 유머스럽게 표현해 누리꾼의 응원을 받았다. 그는 장애를 과장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샀고, 스스로도 그 사실을 인정했다. 뚜렛증후군을 대하는 관점은 여기서 엇갈린다. 누군가에게는 스스로 목숨을 끊을 만큼 고통스러웠던 증상이 또다른 이에게는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던 것이다.

사진=유튜브 영상 갈무리

유튜버 '아임뚜렛' 논란이 사그라들 줄 모르고 있다. 

해당 유튜버는 “저를 통해 용기를 얻으셨으면 한다”며 그림 그리기, 라면 먹기, 미용실 가기 등의 도전 영상을 만들어 게재했다. 많은 사람들이 감동했고 불과 1개월 만에 구독자가 36만명을 넘어섰다. 그러던 중 한 누리꾼이 “아임뚜렛이 장애인 연기를 하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고, 논란이 확산되자 결국 아임뚜렛은 지난 6일 “증상을 과장한 것은 사실이다. 앞으로 치료에 집중하겠다”며 모든 영상을 삭제했다.

이 '해프닝'을 바라보는 장애계는 답답함을 호소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장애인에 대한 혐오 문화를 강화하고 오히려 장애인의 문제를 왜곡시킬 수 있다”며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따라 한 행위는 장애인에게 상처와 혐오를 양산한다”고 지적했다.

사회적 논란에도 불구, 법적 제제는 어려워 보인다. 뚜렛증후군은 현재 한국에서 지정한 장애 15개 유형에 포함되지 않아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대법원에서 뚜렛증후군이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겪어 장애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취지의 판결을 해 개선의 여지는 있지만, 현 장애인 관련 법으로 처벌할 수는 없다.

이용석 한국장애인총연합회 정책홍보실장은 “모욕죄나 명예훼손 혐의와 관련해 최근 국가인권위원회는 정치인의 장애 비하 발언에 대해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기각했고 이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실장은 "장애 혐오 및 희화화가 돈이 되는 세상이 됐다"며 "기존 주류 미디어에서 혐오 형태로 이뤄졌던 코미디가 퇴출당한 이후 유튜브로 옮겨 갔다"고 답답해 했다.

이렇듯 유튜브를 통해 고수익을 올리는 사람들이 늘면서 구독자와 조회수를 늘리기 위해 차별적 콘텐츠를 불사하는 경우가 되풀이되고 있다. 이러한 콘텐츠는 그 자체로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게 상처를 준다. 이와 함께 유튜브 사용도가 높은 청소년들에게 사회적 약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줄 가능성이 없지 않다. 

떼문에 장애계를 비롯해 미디어 전문가들은 유튜브의 모회사인 구글이 영상 필터링에 만전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아울러 큰 영향력을 미치는 유튜브의 필터링을 민간 기업에만 맡겨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높지만, 진전된 대책은 아직 요원한 상황이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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