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회장후보 공개…이사회 “공정‧투명진행” vs 노조 “적폐경영 후계구도”

KT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해 지배구조위원회가 12일 심층 조사와 검토 끝에 총 9명의 회장후보 심사대상자를 선정 KT 이사회에 추천함에 따라 KT 차기 회장 선임 작업이 본격화됐다.

KT 이사회는 지배구조위원회로부터 9명의 회장후보 심사대상자 명단을 보고받고 이를 확정했다. 또 이사회는 사외이사 8명, 사내이사 1명 등 9명으로 구성된 회장후보심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장에 김종구 이사를 선임하는 등 본격적인 회장 선임 작업에 돌입했다.

◇KT 차기 회장후보, 현직 3명‧前 임원 4명‧외부 인사 1명

차기 회장후보 심사대상자에 이름을 올린 9명 중 1명은 명단 비공개를 요청했으며, 공개에 동의한 8명은 구현모, 김태호, 노준형, 박윤영, 이동면, 임헌문, 최두환, 표현명(가나다 순) 8명의 후보자들이다.

8명 중 현재 KT에 근무하는 현직 회장 후보자가 3명, 이전에 KT에 몸을 담았던 전직 KT 근무자가 4명, 외부인사 1명 등이다.

KT에 따르면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 이동면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사장), 박윤영 기업사업부문장(부사장) 등 3명이 현직 후보자다. 전직 KT 인사로는 임헌문 전 매스총괄 사장, 김태호 전 IT기획실장(전 서울교통공사 사장), 표현명 전 롯데렌탈 사장(전 KT 텔레콤&컨버전스 부문 사장), 최두환 포스코ICT 이사(전 KT종합기술원장) 등이 회장 후보자로 선정됐다. 외부 인사로 노준형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후보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날 차기 회장 본격 선임 절차에 맞춰 KT 이사회 측은 “정관 및 제규정에 의거, 차기 회장 선임 프로세스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했다”면서 “앞으로 KT 회장후보심사위원회는 차기 회장후보 심사대상자들에 대해 자격심사와 심층면접을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KT 회장후보심사위원회는 심사 결과를 이사회에 보고하고, 이사회는 최종 회장후보자 1인을 확정한다. 이어 최종 회장후보자 1인은 2020년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KT 차기 회장에 공식 선임된다.

KT 이사회 김종구 의장은 “KT에 애정을 갖고 회장 공모에 적극 참여해주신 분들과 KT의 미래를 위해 차기 회장 선임에 많은 관심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 드린다”며 “앞으로 남은 회장 선임과정도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KT 회장후보 공개…이사회 “공정‧투명진행” vs 노조 “적폐경영 후계구도”◇KT 새노조 “황창규 후계자 선출 구도 우려”

이번 차기 회장후보자 명단 공개에 대해 KT 새노조 측은 12일 성명서를 통해 현 회장인 “황창규 후계자 선출 구도”라며 강한 우려의 뜻을 표했다.

KT 새노조는 “오늘 KT 이사회가 공개한 회장후보자 명단을 보면 그동안 KT 새노조가 이사회에 보내는 공개서한 등을 통해 수차례 우려를 표했던 적폐경영 후계자 구도가 현실로 되고 있다는 비판을 다시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하고 “후보자 중 다수가 황 회장 체제에서 요직을 차지했던 임원들로 구성됐다 특히 불법정치자금 사건, 경영고문 불법 위촉사건 등에 연루된 황 회장의 최측근들도 버젓이 회장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고 비판했다.

따라서 KT 새노조 측은 “공개된 후보명단을 보면서 우리는 과연 지배구조위원회가 황 회장의 적폐경영과 단절하고 KT를 쇄신할 새로운 회장을 선출할 의지가 있었는가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제기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KT 새노조는 최종 회장후보 심사과정에서 이사회가 비상한 각오로 황창규 식 적폐경영과 단절하는 결단을 내리지 못 한다면, 정치 낙하산을 방지하고 통신 전문성과 기업 경영능력을 갖춘 회장을 선출하겠다는 이사회의 명분은 사실상 적폐경영의 후계자에게 권력을 승계하기 위한 알리바이였다는 KT 내외의 지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이어 KT 새노조는 “지금 KT에 필요한 회장은 황창규의 후계자가 아니라 정치적 줄대기와 그 필연적 귀결인 불법경영, 그리고 아현화재로 드러난 단기 수익 위주의 경영으로 국민기업으로서의 위상 실추와 발전 전략 부재에 직면한 KT를 개혁하고 정상화 시킬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을 가진 인물”이라며 이사회는 후보자 명단 공개에 그치지 말고, 회장 선출의 평가 기준과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주문했다.

이어 후보자와의 인터뷰 과정에서 반드시 후보자에게 기존 KT 적폐 경영의 폐해 진단과 이를 개혁할 방안을 듣고 이를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고 KT 새노조는 요구했다.

특히 KT 새노조는 “이사회가 이번 회장 선출 과정의 절차적 투명성을 높인 것에 대해 KT 내외의 높은 평가가 있는 게 사실이지만 이것이 적폐경영 후계구도로 귀결된다면 지금껏 이사회의 노력은 적폐경영 연장을 위한 시나리오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며 “이번 이번 회장 선출과정이 절차적 투명성에 머물지 않고 실질적 경영혁신으로 이어져 국민기업 KT에 대한 내외의 신뢰가 회복될 수 있도록 이사회는 황창규 적폐경영과의 단호한 결별의지를 보여줄 것”을 촉구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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