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간 성폭력 증가세..."가해 아동에도 관심 필요"

성적 의미 알고 한다면 심각한 상태일수도...'친구 몸 함부로 만지면 잘못' 교육해야

아동 간 성폭력 증가세...

성남 어린이집 사건으로 아동 간 성폭력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발생하는 아동의 성적 일탈을 어른들은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짚어봤다.  

실제 10세 미만 아동의 성적인 문제는 증가하는 추세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실에 따르면, 성폭력피해 상담기관인 해바라기센터와 여성긴급전화 1366센터에 접수된 미취학 아동에 성적 피해를 입힌 10세 미만 가해자는 ▲ 2016년 317명 ▲ 2017년 480명 ▲ 2018년 519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그러나 아동 간 성폭력 발생한 경우 피해자는 마땅한 구제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가 차원의 대응방안도 미진하다. 이 때문에 성남 어린이집 사건 피해 아이의 아버지가 ‘아동 간 성폭력 사건 시 가해 아이 및 부모에 대한 강제력을 가진 제도를 마련해달라’며 올린 청원의 참여자가 22만 명이 넘게 몰리기도 했다. 청원자는 “가해자의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피해자가 보호받지 못한다는 것은 상당히 역설적”이라며 “가해아동을 처벌할 수는 없지만 그 부모를 통해서 적극적인 피해회복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 의료계는 아동 간 성폭력에 대한 정확한 파악과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해당 사건에서 가해 아동이 취했던 행동은 이런 정상적인 발달 과정의 연장선상에서 생각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미취학 및 미성년자의 성 발달과 성폭행, 성병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 대책을 마련하고, 성범죄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과도한 추측과 우려가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는 이날 공식입장을 통해 "전문가로서 의견을 제시하려면, 개별 아동의 발달 상태나 구체적인 행동 및 상황적인 맥락에 대한 정확한 파악과 이해를 근거로 해야 한다. 주장이나 가정만을 근거로 학회에서 어떤 의견이나 공식적인 논평을 하기는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아동들은 만 5세의 유아로, 성장하여 학령기에 자신의 기사를 검색할 수 있다. 자신이나 가족, 친구 및 선생님에 대한 부정적인 글은 아이들에게 필요 이상의 죄책감과 불안을 유발하여, 사건 자체의 영향에 심리적 고통을 더할 수 있다"며 "지나치게 감정에 치우친 댓글로 필요 없는 고통을 겪지 않도록 도와달라. 특히 상상을 자극하는 구체적인 내용의 보도와 확산을 막아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구강기-항문기-성기기-잠복기-성숙기 5단계로 분류하는 프로이드의 인격발달 이론에 따르면,만 3-5세의 경우 성적 호기심이 생기는 '성기기(남근기)'에 해당된다. 김봉석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이사장은 "이 시기 아동이 자신의 성기에 관심을 갖고 만지고 하는 것은 정상적인 발달이다. 자신과 다른 성기를 갖는 반대 성의 아동이 이상해 보이고 그래서 만지고 하는 행동이 나올 수 있다“며 ”어른이 보기에는 좀 지나치다 싶으면 자제시키는 것으로 충분하며 그 과정을 성적 행동, 성폭력, 치료가 필요한 행동 등으로 보지 말아야한다“고 설명했다.

성적 학대나 피해를 당한 아동들에게서는 친구관계에서의 문제, 학교 부적응, 갑작스럽게 눈에 띄는 행동변화 등이 관찰될 수 있다. 아이가 평소 잘 다니던 학원, 학교에 가길 꺼려하거나, 평소 거리낌없이 대하던 사람을 피할 때, 지나친 성적 행위를 보일 때 등은 유의해야 한다. 또 나이가 어릴수록 진실성이 높고, 피해를 알리기 두려워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아이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가해 아이에게도 관심이 필요하다. 가해자가 미성년인 경우 자신이 행한 행위가 잘못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인정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또 가해자 또한 아동이므로 성인과 달리 행위의 원인에 초점을 두고 살펴야 한다. 김 이사장은 “어린이집에서 이러한 행동이 늘어서 다수의 아이들이 피해를 보고, 그 행동이 특히 성인의 성적 행동의 의미를 갖는다면 그것은 큰 문제인데, 5세 아동이 성인의 성적 의미를 알고 한다면 심각한 정신병리(가령 성 학대 피해자)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 같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성교육이 필요하다. 신체구조의 차이에 대해 자연스럽게 깨우쳐 주기 다른 친구의 신체를 함부로 만지지 않도록 주의 주기자신과 타인의 몸을 소중히 여기도록 가르치기 누군가 자신의 몸을 만지거나 만지려고 하는 일이 있다면 교사나 부모에게 알리도록 하기 등 아이들에게 성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줘야 한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세심한 태도가 요구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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