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북 군사폭격 암시와 시사

영국 런던을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북한에 대해 무력이 필요하다면 사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충격이다. 하지만 올것이 왔다고 본다. 아니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쯤 이런 발언을 시작할 것인가를 기다리고 있었던 참이었다.

며칠 전에 대만에서 있었던 비공식 모임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 자리에는 미국의 대학교수와 대만의 중국문제 전문가들이 함께 참석했다. 물론 미·중 무역전쟁에서부터 아시아의 민주주의, 그리고 홍콩의 민주화 시위가 내년 1월에 있을 대만의 총통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등에 대한 토론이 있었다. 그리고 나머지 핵심 토론 주제는 미북 문제였다. 주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간의 북핵 빅딜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여기서 매우 중요한 전망이 제시되었는데, 그 핵심은 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문제에 대한 협상을 타결짓지 않고 타협 시점을 계속 미루고 있는가에 대한 원인에 대한 분석이었다. 그런데 결론은 한 가지였다. 내년 대선의 선거 시점을 놓고 시간을 재고 있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협상 연기의 배경이었다. 그럼 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핵협상을 연기하는 것일까? 그것은 아직 대선까지의 시간이 1년 정도가 남아 있고, 현재까지는 자신의 대선과정에 큰 불리한 상황이 전개되지 않고 있으며, 만일 선거국면에서 악재가 발생하여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이 전개되면 그때 대선 당선을 위한 전략 카드로 북한 문제를 비축해 두고 있는 것이 트럼프가 북핵 회담을 연기한 주요인이라는 데 참석자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그럼 이러한 상황에 이르면 트럼프는 어떤 카드를 꺼낼 것인가? 토론에 참여한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북한을 공격할 것이라고 분석, 예측했다. 재선 당선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트럼프가 결국은 그동안 자신이 김정은을 과도하리만치 예우해 줬던 것에 반해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면,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방법으로 접근할 것이고, 그 방식은 북한 핵시설에 대한 군사적 공격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비공식 회합에서 논의된 토론의 결론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만일 트럼프가 북한을 선제공격하게 된다면 그 주력군은 절대로 주한미군을 동원하지 않을 것이고 주로 미국 본토에서 발진한 전폭기들이 동원될 것이라는 논의까지 이뤄졌다.

그동안 김정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북한과의 성공적인 비핵화 협상을 자신해오던 트럼프가 어떻게 북한을 선제공격할 수 있을까? 그 단초는 나르시즘과 편집증으로 가득 찬 트럼프의 비이성적인 성격에서 찾을 수 있다. 그리고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트럼프는 그 누구도 신뢰하지 않고 믿지 않는 인물이라는 점이다. 그는 백악관에서 함께 일을 하고 있는 그의 핵심 참모들조차도 믿지 않을 만큼 사람을 불신하는 캐릭터를 갖고 있다고 한다. 그런 그가 ‘어떻게 김정은을 믿겠는가’하는 점은 상식 중의 상식도 안 된다. 그냥 어른들이 어린아이 구슬리듯 잘 홀려서 자신의 정치적 목적인 다음 대선 당선을 위한 유용한 카드로 활용할 속셈이 전부라는 것이다.

모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트럼프가 김정은과 북한을 접촉한 이유는 두 가지가 핵심이다. 하나는, 전임대통령들이 시도하지 않고 접촉하지도 않았던 대범한 방식으로 적국과 접촉을 시도하여 대화를 통한 핵문제 해결에 나섰다는 차별화 전략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대화를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이 실패할 경우, 자신은 군사적 공격을 선택할 수밖에 없고 이 방식 역시 전임대통령들 가운데 그 누구도 시도하지 못했던 자신만의 차별화 방식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결국 트럼프 대통령 자신은 대화방식이건 군사적 공격 방식이건 미국 대통령들이 해결하지 못했던 북핵 문제를 해결한 대통령으로서 전임대통령들과는 확실히 차별화된 역사적 업적을 남기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지난 30년 동안 6명의 미국 대통령이 거쳐 갔지만 대화방식이든 군사적 선제공격 방식이든 그 누구도 해결하지 못했던 북핵 문제를 자신이 일거에 해결하면 그 자체만으로도 역사적 위대성을 확보한 대통령으로 기록될 수 있다는 자부심으로 가득 차 있다고 한다.

그럼 언제, 어느 시점에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을 감행할 것인가? 그것은 끝까지, 아니 마지막 순간까지 대화를 통한 핵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한 후에 이제 대화와 외교적 해법은 그 유용성이 다했다고 판단되는 시점과 자신의 대선 상황이 수렁으로 빠져드는 시점이 동시에 겹치는 지점에서 기습적인 대북선제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러시아와의 공모혐의로 최후의 심판을 받게 되는 날이 가까워졌다거나, 미국의 중산층들이 트럼프로부터 등을 돌려 그의 대선 가도에 빨간불이 켜진 순간, 유권자들의 관심을 돌리기 위한 극적 카드로 북한의 핵시설을 타격할 것이라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런 날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 것일까? 오늘 그는 영국에서 북한에 대한 무력공격 카드의 사용도 주저하지 않겠다는 섬뜩한 발언을 토해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은 이 발언의 진의를 어떻게 해석할까?

그동안 내가 연구해 온 트럼프는 자기에게 신뢰하는 마음이 전혀 없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말해 온 인물이다. “사람들은 너무 쉽게 신뢰한다. 나는 좀처럼 신뢰하지 않는 사람이다”(1990년), “최고의 능력자들을 고용하고, 그들을 신뢰하지 마라”(2007년), “세상은 악랄하고 잔인한 곳이다. 친구들조차 기를 쓰고 당신을 잡으려 한다. 그들은 당신의 직업을 원하고 당신의 돈을 원하고 당신의 아내를 원한다”(2007년). 트럼프의 이런 생각이 지금 그의 동맹관이다. 이런 그가 문재인 대통령을 믿을까? 이런 트럼프 대통령이 희대의 독재국가, 3대 세습에 걸친 세습독재국가의 독재자를 믿을까? 믿는 척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전기 작가들이 기록한 내용을 보면 그의 세계관에는 위험에 대한 감각과 전적으로 강인하게 보여야 한다는 필요가 배어있다고 한다. 그의 아버지는 그를 ‘킬러(killer)’로 키웠고, 그들에게 킬러는 ‘루저(loser)’가 되지 않는 유일한 대안이었다. 트럼프는 자기 아버지에게 배우고, 더욱더 강해지라고 보낸 군사학교에서 배운 기본적 가르침을 결코 잊지 않았다. 본인의 말을 빌리면 “인간은 모든 동물 중 가장 악랄한 동물이고, 삶은 승리 아니면 패배로 끝나는 전투의 연속이다.”

김정은은 트럼프를 괴롭혀서 핵 협상을 매듭짓고 싶어 할 것이다. 대선 시점에 미 본토를 향한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통해 트럼프를 흔들고 트럼프를 궁지로 몰아넣어가는 ‘벼랑끝전략’을 전개하면 트럼프는 자신들에게 무릎을 꿇을 것이라는 계산을 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착각이다. 아니 불구덩으로 기름통을 매고 뛰어드는 자살폭탄 행위나 마찬가지이다. 트럼프는 그런 날이 오길 기다리면서 대화 시간을 계속 연기해 오고 있다. 이제 때가 된 것일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속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트럼프는 지금 ‘독재자 김정은, 너 한번 해 봐라, 내가 어떻게 대응하나’라고 곱씹으면서 그 포문을 열기 시작했다.

한반도에 다시 전운(戰雲)이 감돌기 시작했다. 한반도는 지금 이성이 통제할 수 없는 위험하고 무시무시한 상황으로 조금씩 빨려들고 있다. ‘거래의 기술자’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속생각을 예측하는 사람은 지구상에는 없다. 있다면 트럼프 대통령 자신뿐이다.

그의 생각에 따라 한반도의 운명은 전쟁과 평화의 갈림길에 놓여 있다. 이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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