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의 날”… 작품상·감독상 포함 ‘청룡영화상’ 5관왕 쾌거

“‘기생충’의 날”… 작품상·감독상 포함 ‘청룡영화상’ 5관왕 쾌거

모두의 예상대로였다.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이 청룡영화상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으며 5관왕에 올랐다.

21일 오후 8시45분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제40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열렸다. 배우 김혜수, 유연석이 MC를 맡았고, 이병헌이 오프닝 스피치로 시상식의 시작을 알렸다.

이날 11개 부문에서 12개 후보에 오른 ‘기생충’은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미술상을 거머쥐며 5관왕에 올랐다. “‘기생충’이 받을 거라 생각해 수상을 기대하지 않았다”는 수상 소감이 유행처럼 반복되는 진풍경이 벌어질 정도로 ‘기생충’의 강세가 예고된 시상식이었다.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은 “함께 후보에 오른 감독들이 대부분 후배라 민폐”라면서도 “한국어 영화로 처음 받는다. 나름 받고 싶었던 상이다. 너그러이 봐주시기 바란다”고 입을 열었다. 봉 감독은 2013년 제34회 청룡영화상에서 외국어 영화인 ‘설국열차’로 감독상을 한 차례 수상한 바 있다.

이어 “제가 감독 구실을 할 수 있게 해준 훌륭한 배우 분들”이라며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을 언급했다. 봉 감독은 “홍경표 촬영감독, 이하준 미술감독 등 함게 해준 위대한 아티스트들께도 감사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도 가장 창의적인 기생충이 되어 한국 영화산업에 영원히 기생하는 창작자가 되겠다”고 수상의 기쁨을 전했다.

작품상 수상 이후 송강호는 “'기생충'의 1000만 관객도 감사한 일이고, 황금종려상도 영광스러운 일”이라며 “그보다 더 큰 가치가 있다면 우리도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작은 자부심, 우리도 이런 영화를 자막 없이 볼 수 있다는 큰 자긍심이 아닐까 감히 생각해본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주연상은 영화 ‘증인’의 정우성과 ‘기생충’의 조여정에게 돌아갔다. 정우성은 “청룡상에 시상자로 많이 참여를 했는데 남우주연상은 처음”이라며 “계획하고 꿈꾸지 않고 버티다 보니까 이렇게 상을 받게 됐다. 여러분 모두와 기쁨을 나누고 싶다. 감사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조여정은 “오늘 수상을 전혀 예상하지 못 했다”며 “어느 순간 연기를 짝사랑하는 존재라고 받아들였다. 언제라도 버림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게 제 원동력이었다. 묵묵히, 정말 묵묵히 걸어가 보겠다”고 진솔한 소감을 전했다.

조연상은 ‘기생충’의 이정은과 ‘국가부도의 날’의 조우진이 차지했다. 이정은은 “너무 늦게 저한테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진 것 같다고 말씀을 하시는데, 제 스스로는 이만한 얼굴이나 이만한 몸매가 될 때까지의 시간이 분명히 필요했다고 생각한다”며 “다양하고 재능 있는 후보들과 같이 있다가 상을 받으니 더 영광스러운 것 같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조우진은 “'기생충'이 받을 줄 알았다”며 “훌륭한 작품에 출연할 수 있게 해주신 제작사, 감독님, 선후배 배우들 감사하다”고 영광을 돌렸다.

신인상은 이날 생일이라는 '양자물리학'의 박해수와 김윤석 감독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미성년'의 김혜준이 받았다. 청정원 인기스타상은 이광수와 이하늬, 박형식, 임윤아가 각각 수상했다. 현재 군 복무 중인 박형식은 군복을 입고 거수경례를 해 눈길을 끌었다.

2년 간 비인두암 치료에 전념하며 활동을 중단했던 배우 김우빈이 청정원 단편영화상 시상자로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내 주목받기도 했다. 이날 김우빈은 “몇 년 전 제가 몸이 좀 안 좋았다”며 “제가 이겨낼 수 있도록 참 많은 분들께서 응원해주시고 기도도 많이 해주셨다. 그 덕분에 제가 이렇게 빨리 건강한 모습으로 뵐 수 있게 됐다. 청룡영화상이라는 귀하고 멋진 자리 빌려서 응원해주시고 기도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인사를 전해드린다”고 했다. 이후 장유진 감독의 ‘밀크’를 수상작으로 호명했다.

신인 감독상은 ‘엑시트’의 이상근 감독, 각본상은 ‘벌새’의 김보라 감독이 수상했다. 촬영·조명상은 ‘스윙키즈’의 김지용 촬영감독과 조규영 조명감독, 편집상은 ‘스윙키즈’의 남나영 편집감독이 받았다. 음악상은 ‘사바하’의 김태성 음악감독, 미술상은 ‘기생충’ 이하준 미술감독이 수상했다. 기술상은 ‘엑시트’의 스턴트를 담당한 윤진율, 권지훈 무술감독에게 돌아갔다.


<다음은 제40회 청룡영화상 수상작, 수상자 명단>

△ 최우수작품상 : ‘기생충’

△ 감독상 : 봉준호 감독(‘기생충’)

△ 남우주연상 : 정우성(‘증인’)

△ 여우주연상 : 조여정(‘기생충’)

△ 남우조연상 : 조우진(‘국가부도의 날’)

△ 여우조연상 : 이정은(‘기생충’)

△ 신인남우상 : 박해수(‘양자물리학’)

△ 신인여우상 : 김혜준(‘미성년’)

△ 신인감독상 : 이상근 감독(‘엑시트’)

△ 각본상 : 김보라 감독(‘벌새’) 

△ 촬영·조명상 : 김지용 촬영감독, 조규영 조명감독(‘스윙키즈’)

△ 편집상 : 남나영 편집감독(‘스윙키즈’)

△ 음악상 : 김태성 음악감독(‘사바하’)

△ 미술상 : 이하준 미술감독(‘기생충’)

△ 기술상 : 윤진율, 권지훈 무술감독(‘엑시트’)

△ 청정원 단편영화상 : ‘밀크’(장유진 감독)

△ 청정원 인기스타상 : 이광수, 이하늬, 박형식, 임윤아

△ 최다관객상 : ‘극한직업’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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