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는 고메스, 손흥민 향한 이중 잣대 지양해야

피해자는 고메스, 손흥민 향한 이중 잣대 지양해야

피해자는 고메스, 손흥민 향한 이중 잣대 지양해야아이러니한 상황이다. 피해자는 고메스인데 손흥민을 향한 동정 여론이 뜨겁다. 

4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과 에버턴과의 경기에서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 

후반 34분 손흥민은 에버턴의 역습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안드레 고메스를 향해 거친 비하인드 태클을 걸었다. 넘어지던 고메스가 세르주 오리에와 2차 충돌하면서 큰 부상이 발생했다.  검사 결과 고메스의 우측 발목 골절 부상이 확인됐고, 현지시간으로 4일 수술에 들어간다. 

사고 직후 손흥민의 반응 또한 화제가 됐다. 고메스의 상태를 확인한 손흥민은 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 머리를 감싸 쥐었고 끝내는 눈물까지 흘렸다. 

태클의 깊이, 사고 직후 그의 반응을 볼 때 고의성이 짙은 행동이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현지 언론과 에버턴 선수, 감독 등도 손흥민의 태클에는 악의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국내 축구 팬들의 반응은 의외다. 팔이 굽어도 지나치게 안으로 굽었다.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상대 선수에게 치명상을 입힌 손흥민을 향해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날 거칠게 플레이 한 고메스를 향한 험담을 한다거나, 손흥민에게 레드 카드를 준 앳킨스 주심을 향해 비판의 날을 세우는 것은 아쉬운 모습이다. 

백태클은 대표적인 비신사 행위다. 국내 축구팬들은 과거 이청용의 사례에서 거친 태클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다. 인성·실력에서 나무랄 데가 없는 손흥민이지만 어쨌든 이날 경기의 그는 비신사적인 행위를 저질렀고, 결과는 끔찍했다. 

손흥민의 눈물, 참회와는 별개로 따끔한 질책이 있어야 한다. 앞서 백태클을 범해 퇴장 당했던 이강인을 향한 이성적인 잣대를 손흥민에게도 적용할 필요가 있다.

지금 이 순간 누구보다 괴로울 사람은 다름 아닌 고메스일 터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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