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사태 맞은 국립암센터, ‘예산편성지침’에 막혀 노사 협상 또 결렬

정부가 정한 인상률 어기면 내년 인건비 예산 깎여

국립암센터가 파업에 돌입한 노조(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국립암센터지부)와 2차 교섭을 재개했지만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결국 결렬됐다. 국립암센터 노조는 임금 총액 1.8% 인상(시간외근무수당 제외) 및 위험수당 신설지급을 주장했으나 암센터는 정부 가이드라인에 벗어난다며 이같은 요구를 수용할 수 없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암센터는 파업 엿새만인 11일 오후 2시부터 임금협상 단체교섭을 재개했으나 12일 자정 결국 결렬됐다고 이날 밝혔다.

암센터는 복무관리를 전제로 한 ‘임금 총액 1.8% 인상(시간외근무수당 제외)’를 제시했고, 노조는 이와 더불어 위험수당 신설지급을 주장했다는 것이 암센터측 설명이다.

앞서 이번 파업이 시작된 배경도 암센터가 노조의 임금 1.8% 인상 및 시간외수당 인상 요구를 거부하면서 시작됐다. 그 이유는 암센터가 기타공공기관이기 때문에 정부의 공공기관 임금 가이드라인에 따른 총액인건비 1.8% 인상 외에는 수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19년도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편성지침’에 의하면 정부 가이드라인에 명시된 임금인상률 위반 시 위반한 금액만큼 깎여서 차후년도 인건비 예산 편성이 이루어진다. 임금인상률은 기관경영평가의 주요 지표로서, 정부가 정한 인상률을 어기면 경영평가 인건비 지표에서 0점을 받는다. 즉, 전체 경영평가 등급 산정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고, 이에 따라 기관평가성과급의 지급률도 낮아질 수 있다고 암센터는 말했다.

암센터 관계자는 “민간 사업체와 달리 국립암센터는 한정된 예산과 예산편성지침 내에서 임금을 지급해야 하는 공공기관이다. 파업이라는 극단적인 수단을 쓰더라도 정해진 예산과 지침을 변경할 순 없다”고 밝혔다.

파업에는 국립암센터 전체 직원 2800여 명 가운데 노조원 1000여명이 참여했으며, 이들 중 80% 정도가 간호사, 방사선사 등 의료기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암센터는 쟁의행위 시 필수유지업무의 범위·협정·결정 관련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규정(제42조의2 내지 제42조의4)에 따라 응급실·외과계중환자실·내과계중환자실은 100% 업무를 유지하고 있지만 수술·투석·진단검사·응급약제·치료식환자급식·산소공급·비상발전·냉난방 업무는 40~60% 업무만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암환자 치료에 필수적인 외래주사치료실·병동·외래 업무와 전국에 두 대 뿐인 양성자치료센터 업무에 관해서는 필수유지업무 규정이 아예 없어서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를 받는 암환자들의 치료에 차질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암센터는 지난 2일부터 파업에 대비해 입원환자 540여 명 중 400명 이상을 동국대 일산병원·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등으로 전원시키거나 퇴원 조치를 했다.

국립암센터에서 치료받고 있는 환자와 보호자들은 불안과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서는 “국립암센터 파업철회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이 진행 중이고, 현재 6000명 이상이 서명에 동참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도 성명을 내고 암센터 노사와 정부에 신속한 해결을 요청했다.

이에 센터는 “협상이 결렬됐지만 추석 연휴 중에도 성실히 교섭에 임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전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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