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아육대’가 ‘모두의 축제’라고요?

‘아육대’가 ‘모두의 축제’라고요?

사진=MBC 제공

MBC ‘아이돌스타 육상 선수권 대회’(이하 ‘아육대’)가 올해 추석에도 돌아옵니다. 2010년 9월 시작한 ‘아육대’는 매년 설·추석 연휴마다 가족을 TV 앞으로 불러 모으며 ‘효자’ 역할을 해왔는데요. 올해 추석엔 방송 10주년을 기념해 ‘10번째 축제, 모두의 아육대’라는 슬로건을 내세웠습니다. 12일 경기 고양시 중앙로에 있는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시작한 녹화에는 무려 44개 그룹, 231명이 참가했다고 하네요.

시작은 소박했습니다. 제1회 ‘아육대’에서 다룬 종목은 단거리, 허들, 멀리뛰기, 높이뛰기, 계주 정도였죠. 하지만 이 방송이 15%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대박’을 내자, 이듬해 설부터 종목이 확장됐습니다. 수영, 풋살, 양궁, 씨름, 리듬체조, 볼링…. 손으로 꼽기 어려울 만큼 종목이 늘었는데요. 올해는 육상, 양궁, 씨름, 투구, 승부차기, e스포츠, 승마 등 총 7개 종목 경기가 치러질 예정입니다.

‘아육대’는 신인 등용문의 역할도 톡톡히 해냈습니다. 그룹 씨스타는 ‘아육대가 낳은 체육돌’로 꼽히는 대표적인 팀이죠. 그룹 2PM, 2AM, 샤이니, 하이라이트 등 남성 아이돌의 활약도 대단했고요. 심지어 ‘아육대’를 위해 두 달여 간 훈련한 신인 아이돌 스타도 있습니다. 2017년 설 특집 ‘아육대’에서 단거리 달리기에 출전해 화제가 된 그룹 H.U.B의 멤버 루이인데요. 당시 그는 60m를 9초06만에 주파해 세간의 관심을 한몸에 받은 바 있습니다.

사진=MBC 제공

그런데도 ‘아육대’를 향한 팬들의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부상 위험이 크다는 이유에서죠. 실제로 지난 몇 년 동안 ‘아육대’에선 부상 소식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민호(샤이니), 성열(인피니트). 레오(빅스), 설현(AOA), 창조(틴탑) 등 셀 수 없이 많죠. 엑소의 전 멤버 타오는 ‘아육대’에서 입은 부상을 빌미로 팀을 떠나기까지 했습니다. 그때마다 ‘아육대’ 측은 출연자의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재발 방지에 힘쓰겠다고 약속했지만, 글쎄요. 올해도 ‘아육대’ 폐지를 요구하는 팬들의 목소리는 높습니다.

방청객으로 온 팬들을 향한 방송사의 ‘갑질’ 논란도 시끄러웠습니다. 통상 ‘아육대’ 녹화는 아침 일찍 시작해 밤늦게 끝나는데, 긴 시간 팬들을 현장에 묶어두면서도 이들에 대한 처우엔 무신경해 반발을 산 것이죠. 가수와 소속사가 팬들에게 먹을거리를 선물하는 이른바 ‘역조공’ 문화도 ‘아육대’의 이런 열악한 녹화 환경에서 처음 만들어졌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아이돌 팬들 사이에선 ‘우린 21세기의 불가촉천민’이라는 자조가 나오곤 합니다.

“섭외에 불응하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니까. 방송사와 등져서 좋을 건 없지 않겠냐.” 몇 년 전, 한 아이돌 가수는 밤샘 녹화와 부상 위험 등 각종 어려움에도 ‘아육대’에 나가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2월 설 특집으로 방영된 ‘아육대’의 시청률은 1부 4.3%, 2부 6.1%로 저조했습니다. 지상파의 영향력이 나날이 줄어드는 다채널 시대에, 수많은 아이돌 스타들을 한자리에 모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아육대’는 TV 방송의 건재함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자리가 됩니다. 하지만 과연 이대로 괜찮은 걸까요. ‘아육대’를 가리켜 매년 ‘죽지도 않고 또 왔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를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때입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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