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구멍 뚫린 조례와 예견된 안전사고

구멍 뚫린 조례와 예견된 안전사고

최근 광주에 있는 한 클럽에서 불법 증축 구조물이 무너지면서 2명이 사망하고 25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해당 클럽은 ‘춤추는 일반음식점’ 조례에 따라 운영되던 곳이었는데요. 경찰은 이곳이 조례 제정과 관련해 특혜가 있었는지 여부를 수사하고 있습니다.

30일 광주 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광주 클럽 안전사고 수사본부는 ‘객석에서 춤을 추는 행위가 허용되는 일반음식점의 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공동 발의한 당시 구의원들을 불러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사고가 일어난 A 클럽은 주류를 판매하고 손님 등이 춤을 추는 등 일반 클럽과 동일하게 운영되어왔습니다. 보통 이러한 곳들은 ‘유흥업소’로 분류되게 됩니다. 그러나 A 클럽은 ‘일반음식점’으로 영업 신고 되어 있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었을까요. 우리나라에는 일반음식점을 유흥업소처럼 운영할 수 있는 ‘마법의 조례’가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객석에서 춤을 추는 행위가 허용되는 일반음식점의 운영에 관한 조례안이 그것입니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클럽들을 활성화하기 위해 시작된 이 조례는 춤이 허용되는 일반음식점에서는 손님이 별도의 춤을 추는 공간이 아닌 ‘객석’에서만 춤을 춰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테이블과 의자가 있는 통로에서만 춤을 춰야 하는 것이 이 조례의 주요 골자입니다. 또 기존의 유흥업소들과 달리 춤추는 일반음식점들은 중과세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도 특이합니다.

이 조례에는 여러 문제가 있습니다. 그중 가장 심각한 것은 조례에서 별도로 정한 춤 허용 업소 안전 기준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본지는 지난 3월 모 엔터테인먼트 회장 소유 클럽의 탈세 의혹을 제기하면서 춤추는 일반음식점 조례에 대한 내용을 여러 편에 걸쳐 보도했습니다. 취재 결과, 춤추는 일반음식점 업주들은 물론이고 지자체 또한 조례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져 있었습니다. 어디에서 춤을 춰야 조례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지, 무대는 왜 없어야 하는지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안전점검 역시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공무원이 업주와 시간을 맞춰 점검에 나가는 등 지자체의 감시는 형식적인 절차에 그쳤습니다. 붕괴 사고가 일어난 광주 클럽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이 사고의 명백한 원인이 조례에 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안전사고의 책임은 허술한 조례와 무자격자에게 불법 증축을 맡긴 업주, 꼼꼼한 점검이 없었던 지자체 모두에게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시민의 안전보다 중요한 경제는 없습니다.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

페이스북 카카오 밴드 카카오스토리 트위터 구글 더보기
Copyright @ KUKINEWS. All rights reserved.

연예/스포츠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