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감염 80%, ‘백일해’ 늘지만 백신 못 맞는 영유아 있다

‘군집면역’ 중요…9월 ‘퍼탁틴’ 성분 함유된 혼합백신 출시

백신 도입 이후 감소했던 ‘백일해’ 발생 건수가 최근 급격히 증가했다. 백일해의 경우 가족 내 감염률이 약 80%에 달하고, 영유아나 노약자 등 면역력이 약한 집단에서 심한 기침이나 폐렴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예방이 중요한 질환이다. 그러나 일부에서 ‘군집면역’에 의존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어 백신 접종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2018 감염병 감시연보’에 따르면, 2009년 66건, 2010년 27건에 불과했던 백일해 발생건수가 2017년 318건, 2018년 980건으로 크게 늘었다. 특히 지난해 발생률은 전년 대비 208.2%나 증가했다.

백일해는 예방접종이 끝나지 않은 생후 6개월 미만 영아 및 유아는 물론 청소년․성인에서도 유행할 수 있다. 선진국에서도 2∼5년 주기로 백일해 돌발유행이 반복되고 있고, 모든 연령에서 발현되는 양상을 보인다.

발열보다는 발작성 기침 증상이 주로 나타나는데, 영유아나 면역력이 약한 환자는 심각한 합병증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특히 백일해는 전염성이 매우 높다. 오규빈 GSK 싱가포르 메디컬 매니저(DTP/polio 백신사업부 지역 총괄)은 “기초감염재생산수(RO)는 한 명의 환자가 몇 명의 사람에게 전염시키는지를 나타내는 수치인데, 독감의 RO가 1.4~1.6 정도라면, 백일해는 무려 12~17에 이른다”며 “특히 가족 내 감염률이 약 80%다. 전 세계적으로도 지속적 유행이 발생하고 있어 백신 접종에 대한 필요성이 커져 왔다”고 설명했다.

오 매니저는 “우리나라의 경우 높은 의료수준, 적극적인 예방접종 등으로 인해 사망 사례가 보고된 바 없지만, 백일해의 주된 증상인 기침은 환자들을 굉장히 괴롭게 한다”며 “보는 사람이 숨 막힐 정도로 기침을 한다. 심한 경우에는 갈비뼈가 부러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가족 감염 80%, ‘백일해’ 늘지만 백신 못 맞는 영유아 있다

 

그는 “개인마다 면역력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백신 접종을 통해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예전에는 흔하게 발병했던 소아마비 등의 질환이 이제는 환자를 보기 힘든 수준이 됐는데, 이는 백신이 도입되고 접종률이 유지됐기 때문이다”라며 “우리나라도 높은 접종률을 보이고 있으나, 중요한 것은 이 접종률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신 접종이 강조되면서 접종 편의성도 중요해졌다. 오는 9월 출시 예정인 ‘인판릭스 IPV/Hib’에는 DTP(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백신은 물론 IPV(소아마비), Hib(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b형) 백신이 결합됐다. 과거 DTP, IPV, Hib 백신을 따로 접종하던 것을 하나의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해져, 단독백신 접종 시보다 횟수가 6번이나 줄었다. 이에 생후 2개월, 4개월, 6개월 총 3회만 접종하면 된다. 

특히 인판릭스 IPV/Hib에는 백일해 예방을 위한 ‘퍼탁틴(Pertactin)’ 성분이 함유됐다. 퍼탁틴은 호흡기 상피세포에 붙는 역할을 하며, 백일해균이 몸속에 들어왔을 때 면역세포에게 잡아먹히지 않으려 저항하는 것을 잘 붙들어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면역세포가 백일해균을 빠르게 잡아먹을 수 있도록 돕는다고 보면 된다.

인판릭스 IPV/Hib는 현재까지 전 세계 72개 국가에서 출시됐다.

오 매니저는 “인판릭스 IPV/Hib는 기존 인판릭스 IPV에 Hib을 추가한 백신이다. 인판릭스는 가족 내 백일해의 2차 감염을 89% 예방한다는 독일 임상 결과를 가지고 있다”며 “현재 다른 5가 혼합백신 제품이 국가필수예방접종(NIP) 프로그램에 포함돼 있어, 이 제품도 같은 가격군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러나 백신을 맞는다고 해서 질환을 100%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백신을 맞아도 면역력이 생기지 않는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여러 기저질환으로 인해 접종 자체가 어려운 환자도 있다”며 “이러한 사람들은 군집면역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개개인의 예방 효과를 위해서도 백신 접종이 중요하지만, 집단면역 유지를 위해서도 접종은 중요한 사회적 가치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규빈 매니저는 고려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이후 2011년부터 GSK한국법인에서 다양한 영유아 백신의 메디컬을 담당했다. 이후 국내 백신 시장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2016년 태국 메디컬 디텍터를 역임했으며, 올해 1월부터는 싱가포르 소속으로 근무하고 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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