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사망 23사단병사, 간부 폭언·욕설 시달렸다"

한강 원효대교에서 투신해 사망한 23사단 소속 병사가 간부로부터 심한 폭언과 욕설 등을 당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군인권센터는 12일 성명서를 내고 “육군 23사단 A 일병 투신 사망 사건이 정치 쟁점화되는 와중에 피해자가 겪었던 병영부조리와 인권침해의 본질이 가려졌다”며 “사건 이전부터 간부가 해당 병사에게 의자를 집어 던지는 등 부대에서 병영 부조리가 만연했다”고 밝혔다.

군인권센터는 “지난 5월19일 부소초장의 질문에 A 일병이 ‘잘 모르겠습니다’라고 하자 부소초장이 욕설을 퍼부었다”며 “6월29일에는 A 일병이 업무 중 실수를 하자 간부가 심한 욕설을 하며 의자와 사무용 자를 집어 던졌다”고 주장했다.

A 일병은 소초에 투입된 4월부터 최근까지 동료 병사들에게 ‘힘들다’ ‘상황병만 아니면 괜찮을 것 같다’ ‘죽고 싶다’ 등 고충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일병은 주로 소초 ‘전반야 근무’(오후 2시~오후 10시)를 맡는 등 근무 편성 불이익도 받았다고 센터는 전했다. 개인 시간을 보장받기 어려운 전반야 근무를 반복했지만, 소초장과 중대장은 이를 묵인했다.

군인권센터는 “최근 A 일병과 선임병들과의 관계도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며 “A 일병이 예정된 연가와 연기된 위로·포상 휴가를 2번 나간 것인데 선임병이 화를 냈다”고 말했다. 이어 “통상 경계작전에 대한 경험과 이해가 충분한 상병, 병장이 맡는 상황병을 일병이었던 피해자가 맡은 것은 해당 소초가 전혀 관리가 되지 않았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북한 목선과 관련해 해당 소초가 조사를 받았지만, 상황병 조사는 하지 않았다”며 “이러한 상황이 부대원들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피해자가 목선 경계 실패로 인한 책임을 떠안고 사망했다는 식의 주장은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군인권센터는 “국방부가 사건의 책임을 면하기 위해 사망 원인이 ‘피해자 개인에게 있다’는 식의 그림을 만들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방부는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관련자를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A 일병은 휴가 후 부대 복귀를 이틀 앞둔 지난 8일 원효대교에서 투신했다. A 일병은 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끝내 숨졌다.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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