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반성 대신 보복 택한 일본…외교서도 ‘잘라파고스’ 길 걸을까

반성 대신 보복 택한 일본…외교서도 ‘잘라파고스’ 길 걸을까

잘라파고스. 태평양의 외딴 섬 갈라파고스와 일본(JAPAN)의 합성어입니다. 시장의 변화에도 불구, 자신들의 양식만을 고집함으로써 세계 시장에서 고립된 일본의 상황을 비유한 말입니다. 한때 세계의 전자산업을 호령했지만 내수 시장에만 집중하면서 국제 표준과는 맞지 않는 상품을 생산하게 됐죠. 이후 일본의 휴대폰 등 전자 제품은 세계 시장에서 큰 각광을 받지 못했습니다. 

최근 일본은 국제표준에 부합하지 않는 외교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일본은 지난 1일 반도체 소재에 대한 한국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전자제품을 주력으로 수출하는 한국 경제에 타격을 주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지난달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회의에서 한·일 정상이 악수를 나눈 지 사흘이 지나지 않아 나온 발표입니다.

일본의 수출 규제는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지난해 10월 대법원은 일본 전범기업인 신일철주금(일본제철)이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1억원씩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수용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일본의 수출 규제는 세계무역기구(WTO) 협정 위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유로운 무역에 정부가 인위적으로 개입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WTO는 정치적 이유로 인한 경제 보복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 일본과 중국이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열도)를 두고 분쟁을 벌였습니다. 당시 중국이 일본에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자 일본은 ‘무역보복’이라며 WTO에 제소, 승리했습니다.

과거사에 대한 반성 없는 모습 또한 국제표준에서 벗어난 것처럼 보입니다. 강제동원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은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피해자가 사과를 촉구함에도 불구하고 과거 국가간 ‘밀실협상’으로 모든 책임에서 벗어났다는 태도입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군함도 등에서 이뤄진 강제동원의 역사를 알리지 않고 덮으려 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위원회의 권고에도 일본 정부는 강제동원 관련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죠. 

‘내수’에 집중하려는 점도 잘라파고스를 떠올리게 합니다. 일각에서는 일본의 수출 규제가 다음달 21일 참의원 선거를 염두에 뒀다는 지적을 내놨습니다. ‘반한감정’을 이용해 극우세력을 결집, 아베 정권이 총선 승리를 꾀하려 한다는 분석입니다. 한국과의 외교 대신 내부 정치를 택했다는 것이죠. 일본 내부에서도 수출 규제에 대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일지만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귀를 닫고 있습니다. 

국제 기준에 맞지 않는 경제보복 그리고 반성 없는 태도는 일본의 고립을 불러올 것입니다. 전범국이었던 독일이 다시 국제사회의 주류로 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끊임없는 반성 때문이었습니다. 피해를 줬던 폴란드, 프랑스 등에 무릎을 꿇었고 전범기업들은 기부를 통해 여전히 사죄 중입니다. 외교관계, 국제적 위상이 망가진 채로 정권만 유지하는 것이 아베 총리 그리고 일본에 어떠한 이익이 될까요. 일본은 지금이라도 수출 규제를 철회하고 국제 표준에 맞는 선택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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