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몇살 먹었냐" 막말장 된 시장-주민 간담회장

완주이서 헬기소음피해 주민-전주시장 면담 '살얼음판'

12일 오후 2시 전주시장실. 전주항공대대 이전으로 소음피해를 호소하는 완주군민과 마주 한 토론장은 싸움터가 돼 버렸다.
'완주군 상공 일방적 침범 항공노선반대 주민대책위원회' 구성원 A씨가 김승수 시장을 비롯한 간부들을 윽박지르다가 B국장에게 "건방지다"고 말 하자 이를 참지 못한 B국장은 "건방지다니. 내 나이가 몇인데"라고 했다. 이에 A씨는 "몇살이냐. 주민등록 까라"고 했고 B국장은 "너는 몇살이냐"라고 응수해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흘렀다. 다행히 주변의 만류로 더 이상 난장판이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날 사태는 그 이전에 '시동'이 걸렸다. 비대위 A씨는 전주시 C과장과 말을 하며 격앙되자 "총이 있으면 쏴 죽이고 싶은 심정이다"고 내뱉어 애써 만들어진 면담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었다.

A씨는 완주군민이므로 전주시장에게는 아무런 말이나 해도 된다는 식이었다. A씨는 "당신 내 얘기 들어봐. 시장이란 사람이 업무 파악도 못하고 얼버무려. 비행기 뜨는 날 한나잘만 앉아봐."라고 말했고 간부들에게는 반말을 지속했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A씨는 뒤늦게 비대위 동료들에게 "공무원들에게 그런 것은 유감이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분위기는 이미 예견됐다는 반응도 있다. 완주군 이서면민들은 전주시가 송천동 항공대대를 지금의 전주시 도도동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을 철저히 속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대위는 전주시가 헬기 소음문제 해결과 관련해 변명과 거짓, 기만, 농락을 하고 있다고 전주시장을 향해 강한 불만을 터트렸다.

이들은 "전주시와 국방부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완주군을 협의 대상으로 조차 생각하지 않았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뒤 "헬기 한 대도 완주군 상공을 운항해서는 안된다"고 한목소리를 했다. 이들은 "집에 있는 개가 50㎝ 깊이로 땅을 파고 숨으려 하는데, 사람은 얼마나 고통이 심하겠느냐"며 실상을 공개했다.

김승수 시장이 전주시-완주군-국방부-주민이 함께 하는 '4자 만남'을 제안하자, 비대위는 전주시와 국방부가 만나 "헬기 장주노선을 줄이든지, 옮기든지 하라"며 거절했다.
그러면서 비대위는 "전주시 일원으로 노선을 변경하는 것은 시가 민원을 해결해 준다면 가능하다"고 한 국방부 입장을 전달하고 전주시의 적극적인 해결 노력을 촉구했다.
비대위는 그러면서 "전주항공대대에 광주의 헬기를 추가로 들여 올 것으로 안다"면서 더욱 커질 소음피해를 우려했다.
이들은 혁신도시 시즌2를 준비해야 하는 전라북도와 전주시 입장에서 헬기장이 인접해 있는 것은 약점이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시장은 완주지역을 제외한 채 전주·익산·김제 지역을 대상으로 만 환경영향평가를 한 것에 대해 "안타깝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한편, 비대위는 1차 주민 총궐기 대회 장소인 항공대대 인접 지역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또 오는 27일 전주시청 앞에서 2차 총궐기를 준비중이다. 헬기운항중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투쟁도 계획하고 있다.

전주=소인섭 기자 isso200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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