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 유입 가능성에 초조한 식품업계

국민일보 DB

아프리카돼지열병(ASF·African Swine Fever)의 국내 유입 위험성이 커지면서 국산 돼지고기를 사용하는 육가공제조업체 등 식품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농식품부는 북한이 ASF 발생사실을 세계동물보건기구에 공식 보고했다고 밝혔다. 세계동물보건기구 보고에 따르면 압록강 인접 지역인 자강도 우시군 소재 북상협동농장에서 처음 신고됐으며, 이틀 뒤 확진됐다. 돼지 99마리 중 77마리가 폐사됐으며 나머지 22마리는 살처분됐다. 해당 농장은 중국 요녕성 인근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러스성 질병인 ASF는 오직 돼지와 야생돼지에게만 감염된다. 치사율이 100%에 이르지만 백신이나 치료법이 없다. 감염된 동물의 분비물과 호흡, 조리되지 않은 오염된 돼지고기나 소시지 등 가공식품, 차량, 도구, 옷, 축사 등 모든 것에 의해 감염될 수 있다. 

현재까지 국내 유입 신고는 없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올해 초 중국에서 발병된 구제역이 국내에 유입됐지만, 명확한 경로를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ASF 역시 유사한 경로를 통해 국내에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 1월 28일 경기도 안성시 한우농가에서 올해 첫 구제역 의심 발생 신고가 들어왔다. 이어 경기도 안성과 충북 충주시 등의 한우 농장에서도 유사한 증세에 따른 신고가 접수됐다. 검역당국의 정밀검사 결과 해당 농장의 한우들은 모두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았다. 

문제는 해당 구제역이 중국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정부의 역학조사 결과 당시 구제역은 중국의 구이저우성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와 99.5%의 유사성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인접지역 야생맷돼지나 ASF 발병 돼지 사체를 먹은 조류들의 분변 등 다양한 경로로 전파될 것을 염두에 두고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ASF 확산 원인으로 지목되는 음식물 폐기류의 돼지 급여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다. 생존력이 강한 바이러스 특성상, 가정에서 소시지 등 돼지고기 가공품을 먹다 남아 버릴 경우 이 잔반이 돼지 사료로 쓰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대한한돈협회는 ASF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폐기물 처리업체에서 사료화한 음식물류 폐기물 돼지 급여를 전면 금지해야한다고 정부에 강력하게 요구했다. 반면 전국음식물사료축산연합회는 잔반급여 양돈농가에서 ASF 바이러스 사멸조건보다 높은 80℃에서 30분 가열하기 때문에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고 맞서는 상황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국내 유입되면 양돈가는 물론 식품제조업체, 나아가 소비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육가공 제조업체의 경우 통상 한돈과 수입돈육을 적정 비율에 맞춰 사용하는 만큼 직접적인 피해가 불가피하다. 

실제로 2010년 발생한 구제역 사태 당시 전국적으로 돼지와 소 348만마리가 살처분됐다. 돼지고기 지육 등 가격이 40% 이상 급격하게 오르면서 이듬해인 2011년 햄·만두 등 육가공 조리제품 가격이 연쇄적으로 10% 가량 오른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면서 “ASF가 국내 유입되고 사태가 장기화돼 가격이 오른다면 가격인상 요인이 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황이 심각할 경우 제품에서 국내 돼지고기가 차지하는 비중을 줄이거나 혹은 수입육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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