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선언’ 이상화 “누구와도 경쟁하지 않고 여유롭게 살고파”

이상화 “누구와도 경쟁하지 않고 여유롭게 살고파”

사진=연합뉴스

‘빙상 여제’ 이상화가 눈물로 작별 인사를 전했다.

이상화는 16일 서울 더 플라자호텔에서 은퇴식 및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이상화는 “스케이트 선수로서 마지막 인사를 드리고자 이 자리를 마련했다”며 “빙판 위에서 넘어지지 말고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한 게 엊그제 같은데 17년이 됐다. 선수나 여자로서 많은 나이가 됐다. 17년 전 어린 나이였지만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세웠다. 세계선수권 대회 우승, 올림픽 금메달, 세계 기록 보유를 하자고 마음을 먹었고 지금까지 달려왔다. 분에 넘치는 국민들의 응원 덕분에 목표를 모두 이룰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상화는 “몸이 따라주지 못했다. 이런 몸 상태로는 최고의 기량을 보여드릴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수술을 통해 해결하려 했지만 선수 생활을 할 수 없다고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셨다”고 말을 이어나갔다.

이상화는 “약물치료를 하며 나 자신과 싸움을 했지만 몸이 원하는 대로 따라주지 않았다. 경기를 위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해 나 자신에게 실망스러워서 은퇴를 결정하게 됐다”고 은퇴 이유를 밝혔다. 

그는 “국민 여러분들이 조금이라도 좋은 모습으로 기억할 수 있는 위치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싶다. 항상 빙상 여제라 불리던 최고의 모습만을 기억해주시길 바란다”며 “당장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되지만 다른 일도 열심히 해보려 한다. 그동안 국민 여러분과 함께 라서 행복했다”고 눈물을 보였다.

이상화는 은퇴 뒤의 소박한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30살이 될 때까지 앞만 보고 달렸다. 이제는 누구와도 경쟁하고 싶지 않고 여유롭게 살고 싶다”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이상화는 “하루에 운동 4번을 하다 보니 힘들었다. 새벽 5시에 일어나서 계속해서 짜인 스케줄대로 운동을 했다. 그런 패턴을 내려놓고 싶다”며 “잠을 편하게 자고 싶다. 알람을 끄고 편하게 잘 생각이다. 선수 이상화는 사라졌으니 일반인 이상화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선수 생활에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세계 신기록을 세운 소치 동계올림픽을 꼽았다. 

이상화는 “소치 올림픽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세계 신기록을 세웠고 세계 신기록을 세우면 올림픽 금메달을 못 딸 수 있다는 징크스가 있지만 이겨내고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다. 개인적으로 깔끔한 레이스이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반면 가장 힘들었던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꼽았다.

이상화는 “링크에 나가면 선수들이 받는 느낌이 있다. 독일에서 최고 기록을 세우고 평창으로 넘어갔다. 느낌이 달랐다. 메달을 못 따면 어떻게 하나 하는 부정적인 생각을 했다. 사실 4년 동안 잠을 잔 적이 없다. 평창 올림픽이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상화는 라이벌 고다이라 나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지난주 금요일에 은퇴한다고 알린 뒤 나오가 깜짝 놀라면서 잘못된 뉴스가 아니냐고 메시지로 물어봤다. 상황을 보자고 하며 일단락 시켰지만 오늘 기자회견을 통해서 알리게 됐다. 나오와는 중학교 때부터 친해졌다. 우정이 깊다. 아직 나오는 현역이다. 정상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너무 욕심내지 말고 하던 대로 했으면 좋겠다. 나가노에 놀러가겠다고 얘기했다. 조만간 찾아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은퇴 후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으냐는 질문에는 “살아있는 레전드로 남고 싶다고 평창 올림픽 이후 얘기했다. 아직 변하지 않았다. 스피드스케이팅에 이상화라는 선수가 있었고 그의 기록은 아직 깨지지 않았다고 기억되고 싶다. 항상 노력했고 안 되는 걸 되게 하는 선수였다고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이 보유한 세계 신기록에 대해서는 “영원히 깨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기록은 언제나 깨지라고 있는 것이다. 선수들의 기량을 보면 많이 올라왔다. 36초대 진입은 쉬워졌다. 1년 정도는 유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포스트 이상화로는 김민선을 지목했다.

그는 “나이는 어리지만 정신력이 좋은 선수다. 어린 나와 비슷했다. 12살 어린 선수가 나한테 떨지 말라고 하는 게 대견스러웠다. 신체 조건이 좋다. 500m뿐 아니라 1000m까지 연습해서 최강자로 거듭나는 걸 보고 싶다”며 응원했다.

이상화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금메달,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금메달로 대회 2연패를 차지한 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여자 500m 은메달을 추가했다. 현재도 해당 종목 세계신기록 보유자로 남아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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