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그래도 우리가 결핵 노하우는 끝내주잖아요

그래도 우리가 결핵 노하우는 끝내주잖아요

쿡기자는 결핵에 관심이 많습니다. 우리나라가 ‘결핵’이란 감염병에 OECD 회원국 중 영 맥을 못 추기도 하거니와 잊을만하면 터져 나오는 결핵 감염 소식에 긴장을 놓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한국전쟁 이후 황폐해진 우리 국토를 휩쓴 건 결핵이었습니다. 이후 보건당국과 의료계의 노력에 힘입어 결핵 발병률은 많이 줄어든 것은 사실입니다만, 아직도 결핵은 우리 삶 곳곳에 도사린 잠재적 위협임은 틀림없어 보입니다. 그 영향일까요? 적어도 결핵에 관한한 우리나라의 진단 및 검사 수준은 전 세계 어딜 내놔도 꿀리지 않습니다. 때문에 ‘독보적’이라 할 수 있는 노하우의 전수는 진지하게 고려해볼만 합니다. 

세계 결핵의 90%는 개발도상국에서 발병합니다. 동남아시아의 결핵 유병률은 약 50만 명, 아프리카는 약 25만 명을 상회하지요. 여기서 잠시 쿡기자가 2년 전쯤 서아프리카 모국가의 한 소녀에 대한 기사를 소개합니다.

“보건소는 흙집이다. 서까래에 엮어놓은 갈대 사이로 쥐 한마리가 쏜살같이 달려가고 우기만 되면 슬레이트 지붕에서 물이 줄줄 샌다. 이 낡은 오두막은 그러나, 이 지역의 유일한 의료시설이다. 보건소라고는 하지만 변변찮은 의료 장비나 의사는 없다. 간호 보조 둘이 전부다. 보건소에서는 발병하고 나서야 찾아오는 환자가 더 많다. 의료진과 약은 항상 부족하다. (중략) 위중한 환자는 지역 병원으로 가야한다. 치료를 받아 생을 잇는 건 행운이고 그렇지 못할 경우엔 운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엄마가 다시 아멜레를 업었다. 엄마는 걸어서 갈 작정이다.” 

이웃 나라인 중국의 아프리카 보건의료 지원 사업은 어떨까요? 중국은 아프리카 각국에 의료요원 파견하거나 보건위생시설의 건설, 약품 및 의료기구의 제공, 보건기금 지원 등을 계속 늘려왔습니다. 현재 아프리카 51개국에 2만3000여명의 의료요원의 파견해 2억6000만 명의 환자를 돌보고 있다고 하죠.  

중국의 어마 무시한 보건의료 ODA와 비교하기 우스울 정도로 우리나라의 그것은 미미합니다. 또 당면한 우리나라의 결핵 발병률을 고려하면, 해외로 시야를 확대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결핵에 대한 우리나라의 노하우가 세계로 좀 더 전파되는 것은 여러 차원에서 긍정적인 영향으로 되돌아올 겁니다. 중국의 천문학적인 물량 공세를 이길 수는 없어도 우리가 결핵에 관한한 개도국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할 수 있지 않을까요?

원조니 ODA니 말을 꺼내기 조심스러운 것은 ‘우리나라나 챙기라’는 시각 때문입니다. 왜 중국이 자국의 경제 상황이 그리 낙관적이지 않은 상황에서도 아프리카 대륙을 포함한 전 세계 원조를 늘리고 있을까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들 수 있을 겁니다. 이러한 영향력은 자원 개발 확보 등으로 이어지죠. 네, ‘돈’이 되는 결과를 낳는다는 겁니다.   

우리나라의 국제구호사업을 곰곰이 뜯어보면 지속성이 확보되지 않은 단기 프로젝트가 상당수입니다. ‘결핵’이 연속 사업으로서 확대되려면 관계 부처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히 요구됩니다. 그리고 세계 결핵 퇴치에 우리나라가 좀 더 관심을 기울인다면, 국제 결핵 관리의 중추로써 발돋움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전망해봅니다. 앞선 아멜레의 사연은 다음과 같이 마무리됩니다.   

“한참 진흙길을 걷던 엄마가 문득 멈춰 섰다. 아멜레가 축 늘어져 있었다. 소녀는 엄마에게 나비 이야기를 해달라고 졸라댔다. 못 이기는 척 이야기를 해주면 눈을 반짝이며 듣곤 했다. 아멜레는 나비가 되고 싶다고 말하곤 했다. 그러나 아멜레의 하얗게 뒤집어진 눈에는 나비 대신 날파리가 새까맣게 달라붙어 있었다. 이 마을에는 아멜레와 같은 2215명의 아이들이 산다.”

비단 경제적 효과 등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아멜레의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무언가 해야 할 때 아닐까요?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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