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인 직장 동료와 임금 동일하다” 女 절반에 불과

동료 만족도 높지만 임금 만족도는 낮아

최근 한국 기업에서 여성관리자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했지만, 유리천장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100인 이상 규모의 기업(566개)에 종사하고 있는 대리급 이상의 여성관리자 234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18 여성관리자 패널조사’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여성관리자의 주 평균 총 근로시간은 50.4시간으로 나타났다. 통산 근무시간은 46.6시간, 초과 근무시간은 3.8시간이었다. 평균 출퇴근 소요시간은 69.7분이었고, 시간대는 ‘오전 8시 이후 9시 이적’이 68.8%로 상당수를 차지했다. 퇴근시간대는 ‘오후 6시 이후 7시 이전’이 60.7%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여성관리자의 2017년 월평균 임금은 401.4만원이었다. 24.2%는 201~400만원, 21.9%는 201~300만원이었다. 연간 인센티브 평균 금액은 635.5만원으로 집계됐다.

학력, 자격, 근속년수가 동일한 유사 업무를 맡고 있는 동료 남성과의 임금 수준을 물었을 때, 본인의 임금이 동료 남성의 임금과 동일하다는 응답은 절반이 겨우 넘는 51%였다. 임금이 낮다는 의견은 25.2%였고, 잘 모르겠다는 의견이 20.4%, 동료 남성에 비해 높다는 의견은 3.4%였다.

기업규모별로 여성관리자의 임금이 동료 남성에 비해 낮은 비율은 건설업 37.1%, 제조업 33.3%, 운수업 31.6%로 높게 나타났다. 직급별로 살펴봤을 땐 대리급 직급의 27.1%가 본인의 임금이 더 낮다고 답했다.

임금 공개제도 필요성에 대해서는 ‘회사가 전체 근로자의 직급별 또는 직종별 성별 임금을 공개하는 제도’ 필요 정도 점수가 3.1점으로, ‘내가 원하면 나와 같은 일을 하는 동료의 임금을 확인할 수 있는 제도’ 필요 정도 점수 2.8점보다 높게 나왔다.

여성관리자가 선호하는 업무성과 우수자에 대한 보상은 인센티브 등 금전적 보상이 61.1%, 승진 등 직급 보상 26.1%, 특별 휴가 등 시간적 보상 12.4%, 연수기회 보상 0.2% 순으로 나타났다.

현재 재직 중인 기업의 각종 복리후생 및 모성보호제도의 유무를 물었을 때 96%는 ‘출산전후휴가’가 있다고 답했다. 육아휴직은 93.9%, 병가 87.7%, 배우자 출산휴가는 82.1% 기업이 제공하고 있었다. 반면 실제 직장 내에서 그 제도를 쉽게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물었을 때 생리휴가, 연수휴가 및 휴직, 가족간호 휴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 직장보육시설 등과 같은 제도는 쉽게 사용할 수 없다는 응답이 많았다.

여성관리자의 연차휴가는 평균 18.5일이 주어졌지만, 이 중 사용한 휴가는 평균 11일로 나타나 평규연차 사용률은 59.4%에 불과했다. 업종별로는 농립어업광업‧전기‧폐기물 종사자 연차 사용률이 75.4%로 가장 높았고, 보건복지 분야 종사자 사용률이 47.1%로 가장 낮았다. 보건복지는 업종 가운데 주어진 연차휴가 일수가 20.9일로 가장 많았지만, 사용한 연차 휴가 일수는 9.9일로 가장 적었다.

여성관리자가 소속된 팀이나 부서의 성별 분포와 평균인원을 조사했을 때 남성은 54%, 여성은 46%였다. 평균 인원은 남성 10.3명, 여성은 8.8명이었다. 기업규모별로 살펴봤을 때 1000~1999인 기업을 제외하고는 소속팀이나 부서 내 남성 비율이 여성보다 높게 나타났다.

여성관리자가 소속팀에서의 의사소통에 대한 애로사항을 5점 척도(5점에 가까울수록 ‘애로사항이 매우 많다’)로 조사한 결과 남성부하직원과 의사소통에 대한 애로사항이 2.7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직급별로 대리급 여성은 남성 부하직원과, 부장급 이상 여성은 남성동료와 의사통에서 가장 큰 애로사항을 겪는 것으로 확인됐다.

본인의 소속된 팀에서 팀장 혹은 부서장인 여성관리자는 19.4%였다. 여성관리자의 직속 상사가 남성인 경우는 77.7%였다.
속성평가 결과, ‘나는 부하직원의 업무평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가 3.8점, ‘나는 부하직원의 승진 및 인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가 3.6점, ‘나는 회사의 주요의사결정(사업전략 수립, 구조조정)에 참여한다’는 3.3점이었다.

부하직원에 대한 의견을 물었을 때 ‘여성 팀원의 업무능력은 남성 팀원에 비해 뛰어나다’, ‘남성 팀원들은 여성 팀원보다 조직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 ‘함께 일할 때 여성 팀원이 남성 팀원보다 편하다’, ‘우리 팀원들은 내가 여성이라 불편하게 생각한다’ 순으로 동의하는 점수가 높게 나타났다.

현재 재직중인 직장에 대한 만족도 조사결과, 동료직원에 대한 만족도가 3.8점으로 가장 높았고, 임금에 대한 만족도가 3.4점으로 가장 낮았다.

한편 2018년 기준 국내 여성관리자 비율은 적극적 고용개선조치 제도가 시행된 2006년 대비 10.34% 증가했지만, 여전히 그 수치는 타 국가에 비해 현저히 낮다.

2017년 글로벌 회계법인 딜로이트사가 44개 국가를 대상으로 이사회 여성 비율을 비교한 결과, 한국은 이사회의장 중 여성 비율이 1.1%로 44개국 중 38위를 차지했다. 이사 중 여성 비율은 2.5%로 43위를 차지했다. 또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가 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유리천장 지수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한국은 ‘전일제근로자 성별임금 격차’, ‘여성 고위관리자 비율’, ‘기업 이사회 여성 비율’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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