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발 한국투자증권 발행어음 대출 논란 쟁점은…

최태원 발 한국투자증권 발행어음 대출 논란 쟁점은…국내 발행어음 1호 사업자인 한국투자증권이 발행어음 불법대출 의혹에 휩싸였다.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 자금을 특수목적회사(SPC) 유동화사채에 투자한 것으로 불법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반면 금융감독원은 총수익스와프(TRS) 방식으로 발행어음 자금을 개인에게 대출해줬다며 맞서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이번 사안의 핵심 쟁점은 한국투자증권이 발행어음 자금을 총수익스와프(TRS) 대출에 활용한 것을 개인 대출로 볼 것인지 법인 대출로 볼 것인지다. 자본시장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발행어음 자금은 개인 대출이 금지돼 있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을 2017년 5월 설립된 특수목적회사(SPC)인 키스아이비제16차에 빌려줬다. SPC는 조달된 자금으로 SK실트론 지분 19.4%를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SPC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맺었다. 한국투자증권은 키스아이비제16차 SPC의 업무수탁자이자 자산관리자다.

TRS 거래를 통하면 투자자(최태원 회장) 대신 SPC의 업무수탁자이자 자산관리자인 증권사(한국투자증권)가 자신의 명의로 주식을 취득하고, 투자자는 매매에 따른 손익을 책임지는 구조다. 즉 TRS 계약으로 투자자는 본인 자금없이 기업에 대한 지분 확보가 가능하며, 증권사는 수수료를 챙기는 구조인 셈이다. 

금융감독원이 지적하는 부분은 한국투자증권이 키스아이비제16차 SPC의 업무수탁자이자 자산관리자이기 때문에 TRS 거래는 사실상 한국투자증권과 최 회장 간의 거래라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 “그동안 관행…대출이 아니라 투자다”

한국투자증권은 증권사가 SPC의 업무수탁자라 해도 SPC는 별개의 법인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발행어음 자금을 최태원 회장이 아닌 법인(SPC)에 투자한 것이라 불법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SPC를 통한 TRS 거래는 증권업계에서 익숙한 거래 수단 중 하나였다”며 “(이번 사안을)한국투자증권과 최태원 회장의 거래로 보게 되면 그동안 관행적으로 수행됐던 증권사의 모든 SPC 대출이 불법이 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우리는)발행어음 자금을 SPC 유동화사채에 투자한 것이지 대출한 것이 아니다”고 했다.

◇금감원 “TRS 거래 구조 고려하면 개인 대출인 셈”

금융감독원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본원 회의실에서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규정 위반 안건 등 종합검사 결과를 심의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1차 회의에 이어 두차례 회의를 진행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한 채 다음 회의로 논의를 미뤘다.

금감원은 한투증권이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이 키스아이비제16차를 거쳐 최 회장에게 흘러간 것으로 판단, 개인대출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SK실트론에 대한 주식 소유권은 SPC가 갖지만 손익은 최 회장에게 귀속되는 TRS 거래 구조를 고려하면, 최 회장 개인에게 대출을 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김태림 기자 roong8@kukinews.com

Copyright @ KUKINEWS. All rights reserved.

쿠키미디어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