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골목식당', 백종원을 언제까지 피자집에 낭비할 셈인가

'골목식당', 백종원을 언제까지 피자집에 낭비할 셈인가

홍탁집에 이어 피자집입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 출연자들의 ‘진상도’는 날이 갈수록 갱신되고 있습니다. 돈을 받고 손님들에게 음식을 내는 업주라기에는 숨이 턱 막히는 행태와 위생. 덕분에 시청률은 날이 갈수록 치솟고 있죠. 하지만 정말 그게 전부일까요. 자극적인 이야기로 화제성을 몰고 있지만 지금의 방송 내용은 ‘골목식당’의 원 취지에 맞는 방송일까요.

2일 오후 SBS 예능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는 서울 용산구 청파동 하숙골목의 피자집 솔루션이 방송됐습니다. 이날 피자집 사장님은 잠발라야와 국수로 메뉴를 바꾸고 시식단을 초빙했죠. 단순하고 회전율이 높은 요리로 바꾸었다는 점에서 백종원의 충고를 제대로 반영했을 거란 기대감이 치솟았죠. 피자집 사장은 백 대표가 지적한 부분들을 가게에도 반영했다고 자신하며 MC 조보아를 맞았습니다. 이전 방송에서 불성실한 태도로 비판받은 홍탁집 아들에 관해서도 언급했죠. “저는 제가 홍탁집 아들에 견줄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는 말은 의미심장했죠.

하지만 이후 벌어진 상황은 당황스러웠습니다. 시식하러 온 여성들에게 피자집 사장은 “시판 중인 요리가 아니라 메뉴판이 없고, 요리는 한 시간 넘게 걸릴 수도 있다”고 먼저 경고했습니다. 결국 시간이 없는 시식단 중 몇 명은 발길을 돌렸죠. 백종원은 이를 지켜보며 “아무리 시식단이라도 손님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며 “빠르게 준비되는 메뉴가 필요한데, 마음의 준비가 전혀 안 돼 있는 것 같다”고 당황했습니다. 

음식 조리에는 터무니없는 시간이 걸렸으며 서비스도 미비했습니다. 국수는 기본도 되어있지 않았고, 음식에 컴플레인을 건 시식단에게 피자집 사장은 “그냥 남기시는게 어떻겠냐”고 응수했죠. 시식단을 손님이 아닌 그저 ‘시식일 뿐’이라는 태도로 대하는 모습은 모두에게 분노를 불러일으켰습니다. 덧붙여 ‘골목식당’에 출연한 목적은 아랑곳없이 자신에게 비춰진 스포트라이트에만 신이 난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죠.

신이 난 것은 제작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날 방송된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1부 9.0%, 2부 9.5%의 전국 시청률을 나타냈습니다.(닐슨코리아 기준) 지난주 방송이 기록한 종전의 자체 최고 시청률보다 0.1%P 상승했죠. 자극적인 내용으로 가득차니 시청자들이 호기심을 보였고, 이는 즉각 시청률로 연결된 것이죠.

그러나 이쯤에서 우리는 ‘골목식당’의 원 취지를 떠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해 1월 ‘골목식당’ 기자간담회에서 백종원은 “나도 처음 식당을 할 때는 물어볼 사람이 없었다. 노하우를 공유해서 외식업에 뜻이 있는 분들과 외식업 규모를 키우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젠트리피케이션과 연결해 “예전엔 잘 나갔는데 지금은 죽어있는 상권 중에서 노력하는 외식업주 분들을 재조명해 살리고 싶다”고도 말했죠. 

하지만 지금의 ‘골목식당’은 단순히 화제성 높은 ‘진상’ 업주에게 시청률 때문에 장기간 솔루션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이는 '골목식당'의 취지에 감명받아 프로그램에 합류한 백종원 또한 원하지 않은 그림일 가능성이 높죠. 프로그램을 만들어 가는 것은 백종원이지만, 방송하고 편집하는 것은 제작진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재미있는 방송, 좋습니다. 하지만 취지는 좋아도 결과 때문에 과정이 변질된다면, 그 취지는 더 이상 의미없는 것이 아닐까요.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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