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동원 배상판결 속속 나오는데…일본 정부·기업 ‘강력 반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속속 승리하고 있다. 다만 일본 정부와 기업은 한국 법원의 판결에 대해 강하게 반발 중이다.

광주고법 민사2부(부장판사 최인규)는 5일 오후 2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김재림(88)씨 등 원고 4명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일본에서 숨진 오길애(당시 14세)씨의 남동생 오철석(82)씨에게 1억5000만원, 김씨에게 1억2000만원, 양영수(87)·심선애(88)씨에게 각각 1억원을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지난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양국 간 피해 배상과 보상이 이뤄졌어도 개인 간의 청구권과 책임을 살아있다고 한 대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앞서 대법원 판결을 기점으로 지지부진했던 강제동원 피해 소송의 결론이 나오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 10월30일 이춘식(94)씨 등 강제동원 피해자 4명이 일본 신일본제철(현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재상고심에서 “피해자들에게 각각 1억원을 배상하라”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지난달 29일에는 조선여자근로정신대 피해자 4명과 유족 1명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과 강제동원 피해자 5명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각각 원심 판결대로 원고 승소를 확정했다. 

오는 14일 열리는 미쓰비시중공업에 대한 강제동원 피해자 2명의 항소심에서도 원고 승소 판결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일본은 일본 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한일관계에 차원이 다른 영향을 미칠 중대한 사건이다. 이러한 인식을 한국이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일관계의 유지가 어려워지고 있다”며 “한국 정부에서 빨리 시정조치를 취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일본 외무성은 대법원의 첫 판결 이후 현재까지 이수훈 주일 한국대사를 세 차례나 초치해 항의했다. 

배상의 주체인 일본 기업도 판결 결과에 유감을 표명했다. 미쓰비시중공업은 “한일청구권 협정, 이와 관련한 일본정부의 견해, 일본에서 내려진 확정판결에 반하는 것으로 극히 유감이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미쓰비시중공업은 “한일 양국과 국민들 사이의 청구권에 관한 문제는 한일청구권 협정에서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고 이야기했다.

신일철주금 또한 무응답으로 대응했다. 강제동원 배상 판결을 요구하는 한국 변호인단은 지난달 12일 일본 도쿄의 신일철주금 본사를 방문했으나 사실상 ‘문전박대’를 당했다. 변호인단과 신일철주금 관계자의 면담은 이뤄지지 못했다. 변호인단의 배상 요청서도 전달되지 못했다.

신일철주금 재판을 담당한 법무법인 해마루 소속 임재성 변호사는 일본 기업의 사과를 촉구했다. 그는 “일본 기업 측에서 협의 요청을 거부하면 국내 기업에 대해 집행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면서 “다만 현재 우리는 일본 기업에게 사과할 기회를 열어 준 것이다. 가해 기업이 진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 사진=박효상 기자 tina@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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