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까말까] 현실증강 마법, 제대로 펼쳐지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현실증강 마법, 제대로 펼쳐지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볼까말까] 현실증강 마법, 제대로 펼쳐지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마법 같은 이야기를 선보일 것이란 예고는 허풍이 아니었다. 지난 1일 첫 선을 보인 tvN 토일극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현실증강(AR)이라는 새로운 소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안방극장에 마법을 부렸다. 완성도 높은 화면과 예상치 못한 전개로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다.

방송 전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 대한 예측은 엇갈렸다. 화려한 이력의 제작진과 출연진이 만난 다는 점에선 기대가 높았다. 대본을 집필한 송재정 작가는 ‘나인’ ‘더블유’(W) 등의 전작에서 시간여행, 가상현실 등의 소재를 매력적으로 풀어냈다. 안길호 PD는 드라마 ‘비밀의 숲’에서 감각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연출 실력을 선보였다. 배우 현빈과 박신혜가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우려도 있었다. 현실증강 게임 소재가 시청자에게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소재 때문에 컴퓨터그래픽(CG) 효과가 자주 등장하는 것도 불안 요소 중 하나였다. tvN에서 방영된 ‘화유기’ ‘계룡선녀전’ 등이 CG 부문에서 시청자를 만족시키지 못한 탓이다.

베일을 벗은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1·2회는 우려를 씻고 기대를 채우는 데 성공했다. 현실증강 게임이라는 소재를 제대로 활용한 덕분이다. 시대를 앞서간 현실증강 게임 그래픽이 드라마에서 화려하게 구현됐다.

1회의 모험은 통했다. 주인공인 유진우(현빈)가 처음 게임에 임하는 장면의 호흡이 길었지만, 연출과 연기가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지며 시청자의 흥미를 이끌었다. 2회도 마찬가지다. 게임에 대한 정보가 하나씩 알려질수록 흥미진진해졌다. 드라마를 시청하는 동시에 실제 게임을 하는 느낌도 들었다. 특히 2회가 예상치 못한 장면으로 끝나며 다음 내용에 대한 호기심을 높였다.

■ 볼까

새로운 이야기, 예상치 못한 전개를 좋아한다면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 마음을 빼앗길 가능성이 높다. 특히 앞서 송재정 작가의 작품을 재미있게 봤다면, 이번 작품도 놓칠 이유가 없다. 평소 게임을 좋아하고 즐겨한다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겠다. 하지만 게임을 잘 모른다 해도 드라마를 감상하는 데 큰 문제는 없다.

■ 말까

예상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르는 드라마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게임에 대한 관심도와 별개로 판타지 장르를 좋아하지 않는 시청자라면 채널을 돌릴 것이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해외의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한 일반적인 로맨틱 코미디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주인공 유진우와 정희주(박신혜)의 관계도 드라마를 구성하는 중요한 축이겠지만, 이 작품엔 그것보다 더 복잡한 것들이 준비된 듯하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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