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초등학생 수면시간 미국과 비슷…운동·학습량은 격차 심해

한국 아동, 대체로 적정수면 시간 지키나 학습량 多, 학급 높아질수록 활동량 줄어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평균 수면시간이 가장 짧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이들은 대체로 적정시간 수면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여전히 아동 10%는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운동시간은 적고 학습시간은 많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야외 활동보다는 실내 공간 위주의 생활을 하는 데 시간을 많이 보내고 있었다.

도남희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제12호 이슈페이퍼 ‘아동의 하루생활시간 분석을 통한 아동의 생활시간 활용 제안’을 최근 발간했다.

도 연구위원은 한국아동패널 조사 자료를 활용해 초등학교 2학년(9세)의 생활시간을 분석했다.

◇주중 수면시간 9.47시간, 주로 숙제‧공부로 일과시간 보내

기본생활유지에 필요한 수면시간을 알아본 결과, 패널 아동들은 주중에 9.47시간을 주말에는 9.70시간을 취하고 있었다. 주중에는 평균 21시 58분에 잠들어 7시 26분에 깨어나고, 주말에는 22시 30분에 잠들어 8시 11분에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패널 아동의 주중-주말 수면시간의 편차를 살펴본 결과, 대체로 주말에 34분 늦게 잠자리에 들어 49분 늦게 일어나 평균 0.23시간가량 더 자는 것으로 조사됐다.

패널 아동은 대체로 적정 시간 수면을 취하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조사 대상 아동의 10% 가량은 권장 수면시간에 못 미치게 잠을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수면재단(National Sleep Foundation, NSF)에서 권고하고 있는 학령기 아동의 수면시간은 9~11시간이다. 미국의 9~12세 아동의 평균 수면시간은 9시간 40분이다.

도 연구위원은 “아동의 하루 생활시간은 생활의 균형을 파악할 수 있는 도구이다”라며 “수면은 생활습관을 볼 수 있는 요소이다. 현재 한국아동패널 아동의 수면 시간은 적정 수준이나 적정수준에 이르지 못하는 아동의 수면시간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상 아동은 정규 수업시간 외 등하교 시간, 교내 방과후 교실 이용시간 등을 모두 포함해 학교에서 주중 평균 5.71시간, 주말 0.19시간을 보냈다. 학원, 개인·그룹 지도 및 과외, 학습지 지도, 문화센터, 공공기관, 지역아동센터 등 학교 이외의 기관에서 교육 및 돌봄을 받는 경우는 주중 1.84시간, 주말 0.33시간이었다. 아동들이 주중에 학교 이외의 기관에서 보내는 시간이 있는 경우는 90.4%이었고, 주말에 학교 이외의 기관에서 보내는 시간이 있는 경우는 19.8%로 나타났다.

아동의 숙제와 학습 시간을 살펴본 결과, 아동의 94.1%는 주중에 학교, 학원, 과외, 학습지 등 숙제 또는 공부를 위해 일과 시간을 사용했다. 숙제 및 학습을 위해 주중 0.90시간, 주말 0.88시간으로 주중과 주말에 큰 차이 없이 보통 1시간 소요했다.
한 주간 아동의 실내·외 놀이 시간 중 실내 놀이가 약 30분 더 긴 것으로 조사되면서 대다수 아동이 실내 공간 위주의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일과 중 장난감 놀이, 자유롭게 어슬렁거리기 등의 실내 활동 시간이 포함된 경우는 주중 96.0%, 주말 99.0%로 대다수 아동이 일과 중 실내 놀이를 하고 있었다. 평균적으로 실내 활동에 소요하는 시간은 주중 1.49시간, 주말 2.53시간으로 주말에 주중시간보다 약 1.03시간을 더 사용했다. 반면 신체활동 위주의 바깥 놀이의 경우는 주중 79.7%, 주말 85.5%로, 실내 놀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게 하고 있었다. 아동은 주중 평균 0.89시간, 주말 1.93시간을 바깥 놀이에 사용하며, 실내 활동과 마찬가지로 주말시간에 약 1.04시간을 더 소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초등학생 수면시간 미국과 비슷…운동·학습량은 격차 심해

◇학교급 높아질수록 여가활동 시간 줄고 학습시간 ↑…美 아동 대비 운동 시간 현저히 적어

학교급이 높아질수록 수면을 포함한 개인유지 시간과 참여 및 봉사 활동, 교제 및 여가활동 시간이 하루 중 차지하는 비율이 줄어들고 일 및 학습 시간이 증가했다.

한국 아동 10세 이상의 약 2만 7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생활시간조사에서는 10~11세 초등학생은 평균적인 평일 수면 시간이 551.4분(9시간 15분)이었다. 주중과 주말 평균 교외학습 시간은 112분이었고, 운동시간은 24분이었다.

반면 미국 아동의 수면시간은 579.9분(9시간 40분)으로 한국에 비해 약간 더 많았다. 그러나 교외학습 시간은 31분에 불과했고, 운동시간은 61분으로 한국 초등학생과 차이가 뚜렷했다.

이에 도 연구위원은 “학습시간과 여가시간의 균형이 필요하다. 한국 아동의 교육 및 학습시간은 미국에 비해 많은 것으로 나타났고, 학교 외 학습시간도 많다”며 “운동시간도 적다. 적정 학습시간을 확보하되 아동 스스로 탐구하고 자유로운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사회의 노력과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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