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폭행→사과, 끊이지 않는 갑질 악순환

[친절한 쿡기자] 폭행→사과, 끊이지 않는 갑질 악순환직원을 향한 기업 간부의 갑질이 다시 한번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갑질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돼서야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사과하는 등 전말도 이전과 같습니다. 

KBS는 4일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에게 폭행을 당한 피해자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피해자 강모씨는 “트라우마를 잊기 위해 섬 쪽으로 거주를 옮겼다”며 “(양 회장에게) 직접 사과도 받고 싶지 않다. 법적으로 처리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또 양 회장의 SNS 사과문에 대해서는 “이전에 저한테 직접 사과하는 것이 먼저 아닌가요”라고 반문하며 “(사과문은) 자기 위기를 모면하고 국민 분노를 잠재우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양 회장의 폭행 사건은 지난달 세간에 알려졌습니다.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양 회장은 그동안 회사 직원들을 상대로 가혹행위와 인권침해를 일삼았습니다. 직원을 무차별 폭행하는 모습도 공개됐습니다. 그는 당시 현장에 있던 직원에게 폭행 영상을 촬영하도록 지시한 뒤 영상을 개인 소장해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양 회장은 직원에게 생마늘을 강제로 먹이고 가지각색의 염색도 강요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기업 간부의 폭행 및 폭언 사건은 처음이 아닙니다. 한진그룹 일가의 갑질은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습니다.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은 지난 2011년부터 올해 3월까지 가사도우미와 운전기사 등 11명에게 24차례에 걸쳐 폭언과 폭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전 이사장의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도 광고 회의 도중 음료가 담긴 종이컵을 던지고 폭언을 해 논란을 빚었습니다.

사회단체인 ‘직장 갑질 119’가 지난 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단체에 들어온 갑질 제보는 225건에 달합니다. 이 중 폭행·준 폭행·악질 폭언·황당 잡무 지시 등은 23건으로 조사됐습니다. 직장갑질 119 측은 “직원을 하인으로 여겨 폭행과 엽기 갑질을 일삼는 ‘우리 회사 양진호’는 곳곳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권위의식에 찌든 간부들의 갑질로 직장 곳곳에서 피해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국의 철학자 에이어는 “권위에만 의존하는 체제는 없다”라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는 이따금씩 권위는 곧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다는 등식이 허용됩니다. 이러한 일이 명예와 권력을 가진 사람에게는 가능한 것일까요. 기업의 오너나 간부라고 해서 자신의 힘을 함부로 휘두를 수 없다는 사실, 명심해야 합니다.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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