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도 안 피우는데 내가 왜…비흡연 여성도 ‘폐암’ 위험

연기 자욱한 부엌에서 요리하면 폐암 위험 5.75배

비흡연 여성도 밀폐된 주방에서 오랫동안 요리를 하면 폐암의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폐암학회 연구위원회 고윤호 가톨릭의대 종양내과 교수가 발표한 ‘비흡연 여성 폐암 설문’ 조사 결과, 시야가 흐려질 정도의 연기가 있는 부엌에서 요리를 할 경우 약간 자욱한 경우에 비해 폐암 위험이 5.7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눈이 따가울 정도로 요리하는 경우가 4회 이상인 경우는 그런 경우가 없는 여성에 비해 폐암 위험이 2.4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러한 상황이 3회 이하인 경우는 0.94배 증가하는데 불과했다. 기름요리의 빈도가 4회 이상인 경우에도 폐암 위험이 2.47배 증가했다. 담배도 안 피우는데 내가 왜…비흡연 여성도 ‘폐암’ 위험

고윤호 교수는 “주방에 대해 자세히 조사했는데 폐쇄된 분리형 주방, 조리방법, 취사 연료 등은 토계학적으로 유의한 결과를 내지 못했지만 부엌에서 연기가 시야가 흐려질 정도나 눈에 자극을 느낄 정도의 빈도, 특히 튀김 요리를 할때 폐암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암 위험과 폐경 여부와의 연관성도 조사됐는데 고 교수는 “폐경 후 여성은 폐경 전 여성에 비해 2.18배 휘험이 관찰됐는데 에스트로겐의 영향을 많이 받을수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주거환경과 관련해서는 대도시에 비해 중소도시는 2.08배, 농어촌은 2.9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라돈 등의 환경적 영향도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한편 폐암학회에 따르면 과거 수십 년간 폐암이 흡연하는 남성에서 호발하는 질병으로 알려졌지만 여성에서도 급격한 증가를 보여 최근 수년간은 국내 여성 폐암환자 발생이 연간 7000명을 넘어 2015년 7252명의 여성이 폐암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0년 3592명에 비해 두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특히 폐암으로 진단받은 여성의 약 90%(2014년 기준 87.6%)에서 한번도 흡연한 경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흡연 외 다른 발생원인 파악이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폐암학회가 중앙암등록본부와 공동으로 2014년도 여성 폐암 7355명의 환자들 중 전국 52개 병원에서 무작위로 추출한 10%의 환자 743명을 조사한 결과, 한국인 여성에서의 폐암 특성은 흡연력 유무에 따라 증상, 병기, 세포형태, EGFR 돌연변이 여부, 치료방법에 큰 차이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비흡연 여성의 경우 흡연 여성에 비해 무증상인 경우가 더 많았고, 1기의 조기폐암이 더 많았으며, 선암의 발생빈도도 더 높았다. 뿐만 아니라 EGFR 돌연변이 빈도도 높았고, 완치를 위한 수술적 치료도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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