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 하는 국제유가…·화학 ‘울상’-정유·철강·조선 ‘화색’

고공행진 하는 국제유가…·화학 ‘울상’-정유·철강·조선 ‘화색’

국제유가가 고공 행진하는 가운데 유가 상승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정유·철강 업계와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화학 업계 간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최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Opunet)에 따르면 지난달 27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72.12달러로 전날보다 55센트 상승했다. 영국 ICE 선물시장에서 거래된 브렌트유(Brent)는 전일 대비 38센트 오른 81.72달러를 기록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수입되는 두바이유(Dubai)는 80.36달러로 전날보다 가격이 32센트 올랐다.

국제유가의 급격한 상승은 미국의 대(對) 이란 제재 재개가 주 요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동맹국들에게 이란산 석유 수입을 제로 수준으로 낮출 것을 요구하는 등 미국이 제재 의사를 밝힌 이후 국제 유가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높아져가는 유가에 미소 짓는 업계는 정유, 철강, 조선 업계다. 정유 업계(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는 단기적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정유사들은 원유를 2~3개월 전에 구입하고 실제 판매는 그 이후 진행한다. 원유를 구입한 시점보다 판매하는 기간에 유가가 오른다면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업계도 유가 상승을 반기는 눈치다. 철강업은 유가가 오를 경우 후판·유정용 강관(원유 채취에 사용되는 강철관)판매가 증가해 수익 개선이 이뤄진다. 철강 업계 관계자는 “유가 상승이 이뤄질 경우 시추사 등의 원유 채취용 강관 판매가 늘어나 이익 개선에 보탬이 된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조선업계에서는 해저에 매장된 원유를 채취하는 해양플랜트 수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유가가 100달러 대를 돌파하며 발주가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화학 업계는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화학업계는 원유를 정제하고 남은 나프타로 PET(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 산화프로필렌(PO) 등을 생산한다. 생산된 PET, PO는 자동차, 가전 등의 분야에 사용되는 기초 원료다. 생산에 필요한 재료가 원유의 일부인 만큼 유가 상승이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화학업계 수익 둔화가 불가피한 상태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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