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 지킨 이승우, 벤투 감독 구상에 없나

벤치 지킨 이승우, 벤투 감독 구상에 없나

벤치 지킨 이승우, 벤투 감독 구상에 없나이승우(20)는 현 시점 한국 최고의 축구 스타다. 경기장 곳곳에서 이승우를 응원하는 글귀가 적힌 플래카드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경기장 전광판에 이승우의 얼굴이 뜨기라도 하면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온다. 온전히 이승우를 보기 위해 축구장을 찾는 이들도 있다. 대표팀 내 인기만큼은 주장 손흥민에게도 밀리지 않는다.

이승우는 매력이 넘치는 선수다. 평소엔 대표팀 선배들에게 응석을 부리고 장난을 거는 철부지 막내지만 그라운드에 들어서면 특유의 발재간과 스피드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연장 전반 손흥민의 공을 가로채 득점을 기록한 장면은 그가 어떤 유형의 선수인지를 가늠케 한다. 

하지만 그런 이승우가 벤투호에선 종적을 감췄다. 3경기 연속 벤치만 지키고 있다. 지난달 9일 치른 코스타리카전 후반에 잠깐 교체 투입 됐을 뿐이다.

벤투 감독이 라인업 변화를 예고함에 따라 이승우의 16일 파나마전 선발이 예상됐지만 교체로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아시안게임에서 나란히 뛴 황인범, 김문환 등 또래 선수들의 경기를 그저 벤치에서 지켜만 봤다.

소속팀 헬라스 베로나에서 출전 기회가 적었던 것이 발목을 잡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지만 벤투 감독은 이를 부인했다. 오히려 이승우의 사기만 떨어뜨릴 화두를 던졌다. 

벤투 감독은 파나마전이 끝난 후 “이승우가 소속팀에서 출전기회를 많이 잡지 못했다고 경기에 투입하지 않은 건 아니다”라며 “같은 포지션에 능력 있는 선수가 많아 다른 선수를 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승우가 현재로선 대표팀 내에서 경쟁력을 갖지 못하는 선수라는 점을 에둘러 표현했다. 

또 벤투 감독은  “A매치 4경기에 꾸준히 발탁된 선수들은 내년 아시안컵에 나갈 핵심 선수일 가능성이 크다”고 귀띔했다. 그렇다면 1경기, 그것도 교체 출전에 그친 이승우는 이미 벤투 감독의 구상 밖 선수일 수 있다. 아시안컵 명단에 오를 수 있을지도 미지수고, 혹 대표팀에 승선하더라도 주축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현재로선 적다. 

벤투 감독은 포루투갈 대표팀 시절부터 주전 의존도가 굉장히 높은 감독으로 평가 받았다. 베스트 11의 변화도 적었다. 이러한 벤투 감독의 성향은 경쟁에서 밀린 이승우에게 상당히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한편 믹스트존에서 만난 이승우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우루과이전이 끝난 뒤 “뛰지 않아 좋다”며 애써 기분을 달랬던 이승우는 이날 자리에선 짙은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는 "경기에 뛰지 못해 아쉽다. 내가 좀 더 발전하면 기회가 올 것으로 생각한다.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분전을 다짐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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