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자들 급여장벽 탓 항체의약품 치료 혜택서 소외

효과적인 치료제 사용 위한 급여기준 현실화 필요

암이나 자가면역질환 치료에 주로 쓰이는 바이오의약품인 ‘항체의약품’(antibody drug) 계열 치료제들이 만성질환으로 발을 넓히고 있으나 제한적인 급여 기준 탓에 환자들이 넓어진 쓰임새에도 불구하고 치료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항체의약품은 글로벌 의약품 시장의 대세다. 2017년을 기준으로 10대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이름을 올린 품목 10종 가운데 7종이 항체의약품으로 분류된다. 기존에 항체의약품이 확고하게 자리를 잡은 치료 영역은 항암치료와 자가면역질환 분야였으나 최근 그 쓰임새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올 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새롭게 허가를 획득하거나 적응증을 확대한 항체의약품 4품목 가운데 항암 치료에 쓰이는 치료제는 없다. 불과 3년 전인 2015년만 해도 국내 허가를 획득한 전체 항체의약품의 43%는 항암제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변화다. 

현재 국내 허가를 획득한 항체의약품들은 암이나 자가면역질환 외에도 골다공증, 알레르기성 천식, 아토피 등 다양한 질환 영역을 아우른다. 

반면 암이나 자가면역질환 이외의 질환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급여 기준 때문에 새로운 치료 옵션이 절실한 만성질환 환자들이 항체의약품 치료 기회로부터 소외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골다공증치료제 데노수맙(제품명: 프롤리아)이다. 

골다공증치료제 데노수맙의 경우 대규모 임상 연구를 통해 주요 부위의 골절 위험 감소 효과와 장기 치료 시의 안전성을 확인했고, 6개월에 1회 피하주사 형태로 투여하여 환자들의 치료 편의성도 크게 높였다. 

임상현장에서도 데노수맙의 건강보험급여에 거는 기대가 컸으나 지난해 데노수맙이 골다공증 2차 치료제로 급여를 받게 되면서 골다공증 치료를 시작하는 환자들은 데노수맙 치료에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임상적 유용성과 복약순응도 개선으로 국제가이드라인에서는 1차 치료제로 권고하고 있다. 

대한골대사학회에 따르면 골다공증은 질환으로 인한 사회적인 부담에 비해 치료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 분석 결과 골다공증 환자 가운데 여성은 36%, 남성은 16%만이 치료를 받는다. 기존의 치료제가 복용 시의 주의 사항이 많아 치료가 불편한 것도 낮은 치료율과 높은 치료중단률의 원인으로 파악된다. 

전문가들은 보다 편리하고 효과 높은 치료제를 조기에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의대 정형외과 이재협 교수는 최근 열린 국회 정책토론회에서 “골다공증은 치료를 통해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치료 효과가 높은 신약은 쓰기 어려운 급여 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문제”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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