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스타디움] 파울루 벤투 ‘강도 높은 축구’의 정체는

[in스타디움] 파울루 벤투 ‘강도 높은 축구’의 정체는

‘뉴 리더, 뉴 스타트’

한국 남자 축구 성인대표팀이 새로운 감독을 맞아 첫 경기를 치렀다. 새 감독의 분명한 철학을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은 7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서 코스타리카에 2-0으로 이겼다.

벤투 감독이 취임 기자회견에서 강조한 ‘강도 높은 축구’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경기였다. 상대는 북중미 강호 코스타리카. 피파랭킹 32위로 한국(57위)보다 25단계 위의 팀이다.

한국은 킥오프와 함께 강력한 전방 압박으로 상대를 괴롭혔다. 앞쪽 압박은 최선의 수비이자 최고의 공격이다. 이는 수치로 나타난다. 코스타리카는 전반 동안 2개의 슛을 기록했다. 유효 슛은 0개다. 반면 한국은 7개 슛(유효 슛 5개)로 코스타리카의 골문을 두드렸다. 높은 ‘강도’가 이뤄낸 결과물이다.

빌드 업 상황에서 선수간 찰떡 호흡이 좋은 장면을 만들었다. 우리 선수가 볼을 잡으면 주변 선수들은 부지런히 움직였다. 상대 수비 사이의 패스 공간이 나는 곳으로 빠르게 자리를 옮겼고, 일부는 뒷공간으로 돌아 들어가 침투패스를 기다렸다. 최전방 공격수 지동원은 2선과 측면을 가리지 않는 자유로운 움직임으로 다른 선수들과 호흡을 맞췄다. 손흥민, 이재성, 남태희 이어지는 공격 자원들도 정해진 룰 없이 상황에 맞는 역할을 수행했다.

선수들의 부지런한 움직임에 손흥민도 몸이 가벼웠다. 주 포지션은 좌측 윙어였지만 중앙과 최전방을 자유로이 오가며 상대 골문을 노렸다. 아시안게임에서 1주일 3경기를 뛴 피로는 온 데 간 데 없는 활기찬 몸놀림이었다.

이 같은 ‘강도’는 수비에서도 나타났다. 공격 중 공을 빼앗기면 선수들은 끝까지 쫓아가 자신의 실수를 책임졌다. 지동원의 헌신이 단연 눈에 띄었다. 이재성은 상대 역습 상황에서 결정적인 인터셉트로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대표팀에서 잔뼈가 굵은 김영권, 장현수 역시 지능적이면서 날렵한 수비로 페널티박스 안쪽의 안정감을 더했다. 상대의 패스 경로와 슛 타이밍을 정확히 읽는 커버 플레이가 일품이었다. 코스타리카는 제대로 된 유효슛 기회를 잡지 못한 채 경기를 마무리해야 했다.

[in스타디움] 파울루 벤투 ‘강도 높은 축구’의 정체는

지금껏 국내 팬들의 일관된 요구는 ‘한 발짝 더 뛰는 축구’였다. 벤투 감독의 축구를 ‘점유’ 내지는 ‘역습’으로 특정 지을 수도 있겠지만, 그에 앞서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들의 노력이 눈에 들어온다. 앞서 벤투 감독은 “팀이 항상 강도가 있고 90분 동안 끊임없이 뛰며 우리의 강한 면모를 보여주는 축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결국 뛰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얘기다. 11월까지 5번의 친선경기가 남았다. 벤투 감독의 다양한 전술 실험 속에서 ‘강도’는 빠질 수 없는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양 |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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