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의원 “회계법인 삼성바이오 가치를 증권사 리포트 짜깁기로 평가”

박용진 의원 “회계법인 삼성바이오 가치를 증권사 리포트 짜깁기로 평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추진된 지난 2015년 국내 회계법인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가치를 증권사 리포트의 평균값을 짜깁기 한 내용을 근거 자료로 사용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21일 오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가치가 증권사 리포트를 짜깁기해 평균을 낸,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근거 없는 자료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바탕이 됐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국민연금이 국회 국정조사위원회에 제출한 ‘제일모직 및 삼성물산 적정가치 산출 보고서’(2016년 12월 기준)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제일모직이 보유하고 있는 삼바의 가치에 대해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은 8조9360억원, 삼정KPMG 회계법인은 8조5640억 원으로 평가했다. 

박용진 의원은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에게 딜로이트안진과 삼정KPMG가 어떤 근거로 가치 평가가 이뤄진 것인지 알고 있는지 여부를 질의하자 김 부위원장은 “15년 4월과 5월 사이에 나온 증권사 리포트를 참고해서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박용진 의원은 “그렇다면 안진이나 삼정이 증권사리포트를 바탕으로 가치평가를 한 것이 잘한 것이냐”라고 따져 묻자 김용범 부위원장은 “증권사 리포트는 애널리스트들이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보고서로 법적책임은 없다”고 설명했다. 

김용범 부위원장은 “증권사 리포트를 평균내서 가치 평가를 한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면서도 “이런 기업가치 방법을 공식적으로 국회에서 인정한 것이냐”는 박용진 의원의 물음에는 “책임질 그런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박용진 의원에 따르면 삼정KPMG 회계법인은 6개 증권사의 리포트자료를 평균한 값 5조5920억에 제일모직 바이오부문 평가결과인 2조9723억을 더해 삼바의 가치를 8조 5640억 원으로 평가했다. 박용진 의원은 “보고서를 보면 HMC투자증권(현대차증권)은 삼바의 평가가치를 9조원대로 평가한 반면 하나대투증권 등은 3조원대로 평가하는 등 편차가 심하다”고 지적했다. 

또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은 최근 1개월간 증권사 리포트 평균값에 최근 2개월간 증권사 리포트 평균값을 더했다. 이어 가장 최근일의 증권사 리포트를 더한 평균값에 제일모직 바이오부문 평가결과를 더해서 8조9360억 원으로 평가했다.

박용진 의원은 “회계사들에게 물어보니 이렇게 가치평가를 하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 소리라고 한다”면서 “증권시장에 떠도는 증권사 리포트를 초등학생도 할 수 있는 단순한 더하기 나누기를 통해 산정하는 것은 해괴한 일”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문제는 이 근거도 없는 자료를 바탕으로 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의 근거가 됐다는 점”이라면서 “이 부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면 합병 과정의 목표가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자의 지배력 확보였는지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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