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는 선수는 프로자격 없다” 인천 향한 팬들의 일침

“포기하는 선수는 프로자격 없다” 인천 향한 팬들의 일침

“포기하는 선수는 프로자격 없다” 인천 향한 팬들의 일침인천 유나이티드의 서포터즈는 규모는 작지만 열성적인 응원을 펼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전남 드래곤즈와의 경기가 펼쳐진 22일 경기, 평소 서포터즈들이 자리하는 관중석은 한산했다. 대형 플랜카드를 대신해 관중석 양편으로는 낯선 현수막 2개가 나란히 걸렸다.

현수막에는 각각 ‘포기하는 선수는 프로자격 없다’, ‘지난겨울 우리는 분명히 경고했다’라는 팬들의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현수막 곁에 선 팬들은 득점이 터질 때 환호하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이곤 했으나 하나가 돼 부르는 함성과 응원가는 좀처럼 들을 수가 없었다. 

직전 강원 FC전 0-7 완패가 팬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팬들은 인천 선수들이 보인 무기력한 경기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수비가 허술한 인천이지만 한 경기에 7실점을 한 것은 분명 납득하기 힘들었다. 이에 태업을 한 것 아니냐는 의뭉스런 시선도 곳곳에서 일었다.

팬들의 분노는 인천 구단 수뇌부를 향해 옮겨 붙었다. 인천은 그간 선수 영입에 소홀했다. 성장시킨 선수들은 하나 둘 인천을 떠났다. 강등권이 가까움에도 응원을 아끼지 않았던 팬들이지만, 강원전에서 보인 졸전에 구단을 향한 미움도 커졌다.

다행히 인천은 이날 전반에만 2골을 몰아치며 3-1로 승리했다. 다시 전남을 밀어내고 최하위도 탈출했다. 인천다운 시원한 공격에 팬들의 마음도 조금은 녹았다. 후반 33분 문선민의 쐐기골이 터졌을 때는 함께 ‘관제탑 댄스’를 추며 기쁨을 나눴다. 승리가 확정된 뒤에는 목 놓아 응원가도 불렀다. 

좋은 경기력을 펼친 인천이다. 하지만 일시적 분전이어선 곤란하다. 팬들은 패하더라도 납득할 수 있는 경기를 원한다. 

인천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선수단 삭발까지 감행하며 의지를 불태웠다. 인천이 강원전 패배를 초석 삼아 남은 시즌 팬들에게 만족스러운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인천ㅣ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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