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무는 ‘게임 운영자 개입 의혹’…‘포스아레나’부터 ‘리니지M’까지

게임사 운영진이 게임에 관여해 이득을 취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이용자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 게임사는 오해일 뿐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시간과 돈을 들인 이용자들의 상대적 박탈감 호소는 쉽게 그치지 않고 있다.

▶ “길드장이 게임사 직원?”…‘스타워즈 포스아레나’ 몸살 

넷마블이 지난해 1월부터 서비스하는 모바일 대전 게임 ‘스타워즈 포스아레나’ 공식 카페에는 비정상적 가격에 유료 아이템 판매가 이뤄지고 특정 길드(게임 내 커뮤니티) 구성원들이 게임 이용이 불가능한 서버 점검 시간에 접속했다는 의혹성 글이 올라왔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8일 오전 3시경 스타워즈 포스아레나 결제 상점에 게임 재화인 ‘크리스탈’ 유료 아이템 한 상품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낮게 책정됐고 실제 저렴한 가격에 구매가 가능했다.

당시 크리스탈 1100개 상품이 기존가 1만1000원이 아닌 270개 상품과 같은 가격인 3300원에 판매됐다. 이 ‘이상 현상’은 곧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제값을 지불하고 크리스탈을 구매한 이용자들은 상대적 발탁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또한 지난 3월에는 한 길드 소속 계정들이 서버 점검 중인 시간에 접속한 기록이 확인됐고 일반 이용자로써는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넷마블 관계자가 아니냐’는 의심으로 이어졌다. 이후 이들 계정은 실제 넷마블 부서에서 사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달 20일 이 같은 정황이 수면 위에 오르며 넷마블 관계자 또는 누군가가 일시적으로 낮은 가격에 판매된 아이템을 통해 부당한 편익을 봤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일련의 사실은 이를 미심쩍게 여긴 일부 유저에 의해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커뮤니티에 전해지기도 했다. 스타워즈 포스아레나는 단일 빌드로 글로벌 서비스 중이며 원작 IP(지식재산권) ‘스타워즈’의 인기가 높은 서구권에서 상대적으로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특히 비정상적 아이템 가격 현상은 달러화로 결제되는 iOS 버전을 제외한 안드로이드 버전에서만 나타났다는 이용자 증언도 나왔다. 해외 안드로이드 버전 외화 결제의 경우는 파악되지 않았다.

이용자들은 카페와 넷마블 고객센터 등을 통해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지만 즉각적인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넷마블은 약 보름이 지난 지난달 31일에서야 카페 공지사항을 통해 일부 사실을 인정, 조치 사항을 설명했다.

넷마블 측 해명에 따르면 우선 지난해 10월 25~28일 약 3일간 서비스 전체 국가에서 크리스탈 상품 1종이 낮은 가격에 판매되는 문제가 ‘작업자의 실수로 의도치 않게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후 정상 가격으로 수정됐다.

점검 시간 접속 계정에 대해서는 “업데이트 적용 이후 서비스 오픈 전 게임 내 기능의 안정성을 확인하기 위해 관련 부서에서 개인 기기를 통해 테스트를 진행해 기록이 남았다”며 이 과정에서 게임 내 업적 달성, 매칭, 상품 구매 등 활동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넷마블은 게임 정상 작동 확인을 위해 접속한 관련 부서 계정 전부를 영구 정지, 랭킹을 삭제하고 추후 개인 기기가 아닌 테스트 기기로 라이브 테스트를 진행하겠다는 조치 방안을 밝혔다. 앞으로 이 같은 ‘오해의 소지’를 제공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후에도 의혹이 쉽게 가라앉지 않자 넷마블은 2차 공지를 통해 “형평성에 어긋나는 불공정한 서비스 제공을 진행한 적이 없다”고 재차 강조하고 문제가 된 조치 대상 계정을 공개했다. 이 계정 중에는 해당 길드를 세우고 활동해온 초대 ‘길드대표’가 포함돼 이용자들에게 충격을 더하기도 했다.

▶ 잊을만 하면 나오는 ‘부정행위’ 의혹…진실은?

꼬리 무는 ‘게임 운영자 개입 의혹’…‘포스아레나’부터 ‘리니지M’까지

스타워즈 포스아레나는 지금까지도 이용자들이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문제의 아이템이 공지된 약 3일이 아니라 ‘더 긴 기간, 수시로 짧은 시간 동안에만 가격이 변동됐다’는 이용자 주장이 나오면서 이 기간 정상가에 결제된 아이템이 없다고 밝힌 넷마블의 해명과 충돌했다.

여기에 문제의 길드 소속이라고 밝힌 이용자가 “어떤 분인지 기억나지 않으나 자기 와이프가 넷마블 포스아레나 팀에 근무한다고 했다”며 게임 패치 내용 등을 알려줬다는 주장까지 더해 게임사 관계자의 부적절한 개입에 대한 비난까지 일었다.

스타워즈 포스아레나의 경우, 문제가 된 두 사안의 연관성이 정황에 따른 의심을 받을 뿐 넷마블의 발표대로 ‘실수’ 또는 ‘오해의 소지’로 결론 날 수도 있다. 게임사가 고의적으로 이용자에 불이익을 끼치거나 문제를 방치했다는 책임을 입증하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게임 이용자들이 이처럼 게임사를 신뢰하지 못하는 데는 과거 다른 국내 게임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수차례 수면 위로 떠올랐고 의혹의 진위가 명쾌하게 해소되지 않았다는 배경이 있다.

같은 넷마블 게임 중에는 PC 온라인 게임 ‘대항해시대 온라인’에서 운영자가 비정상적으로 게임 아이템을 생성해 현금 판매한 사실이 드러나 넷마블이 해당 직원을 해고하고 민형사 조치까지 검토했다. 모바일 게임 ‘세븐나이츠’도 개발자가 비정상적으로 게임을 즐겼다는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지난 1년 이상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정상을 지키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도 서비스 초창기 ‘12커츠검 사태’로 홍역을 치렀다. 특정 이용자가 당시 아이템 수급 현황과 희귀성을 감안할 때 존재하기 어려운 ‘전설’ 등급 무기 ‘커츠의 검’ 12단계 강화 아이템이 알림창 메시지에 뜨면서 논란이 된 사건이다.

리니지M은 전설 등급 아이템 획득, 10단계 강화 이상 성공 시 서버 전체에 알려지는 기능이 있음에도 해당 서버 이용자 중 누구도 문제 아이템의 획득, 존재 여부나 보유자 아이디를 파악하고 있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져 ‘부정행위’ 의혹을 샀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해당 아이템은 실제 존재하지 않으며 단순한 ‘표시 오류’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아이템 보유자가 다수의 다른 최상급 아이템을 사용했고 어떤 ‘혈맹’ 커뮤니티에도 속하거나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 문제가 불거진 이후부터 활동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 등에서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이 같은 문제에 이용자들은 게시판 등을 통해 “게임 의욕이 떨어졌다”, “해명을 믿을 수 없다”, “대충 넘어가고 문제가 잊혀지길 기다리는 것 같다”는 등의 불만을 표하고 있다.

스타워즈 포스아레나 한 이용자는 “게임 업계에서 10년 전에나 있을법한 이야기”라며 “(게임사 해명은) 이용자들에 의해 철저히 잘못된 내용임이 밝혀졌다. 유저들은 바보가 아니다”고 토로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2000년대 초반에는 이 같은 일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지만 이제는 게임사들도 내부 모니터링 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어 일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있는 대로 설명하고 더 이상은 어떻게 증명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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