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균형개발 힘 받나… 강북 아파트 값 꿈틀

인프라 구축이 우선 순위… 자칫 땅값 맞추기식 우려

서울 균형개발 힘 받나… 강북 아파트 값 꿈틀박원순 시장이 내놓은 강남북 균형 개발 정책에 따라 강북권 주택가격이 꿈틀거리고 있다. 그동안 낙후된 지역으로 취급됐던 강북권 주민들은 땅값 상승을 반기는 모습이다. 다만 박 시장의 강남북 균형개발이 단순 땅값 맞추기 식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강북지역 아파트 매매가격 주간 변동률은 지난 2일 기준 0.13%를 기록했다. 지난달 첫째주 0.06%에서 4주 연속 오름 폭이 커지고 있다. 반면 강남권은 지난주 0.08%에서 금주 0.05%로 아파트값 오름세가 둔화됐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아파트값 변동률도 0.1%에서 0.09%로 소폭 축소됐다.

강북권 내 자치구별로는 동대문구의 상승폭(0.25%)이 가장 컸다. 이어 중랑구(0.22), 중구(0.20) 순이었다. 이밖에 ▲종로구(0.18) ▲용산구(0.18) ▲마포구(0.17) ▲강북구(0.17) ▲서대문구(0.17) ▲성북구(0.16) ▲성동구(0.12) ▲은평구(0.11) ▲노원구(0.06) ▲도봉구(0.03) ▲광진구(0.01) 등이 상승했다.

반면 강남권 11개 구는 0.08%로 강북권보다 상승률이 낮았다. 특히 강남4구(강남·강동·서초·송파)는 점차적으로 하락했다. 강남구(-0.11)와 송파구(-0.09)는 전주보다 낙폭이 커졌다. 서초구(0.00)는 보합, 강동구(0.03)는 소폭 상승했다.

건설업계와 시민단체, 학계에서는 이같은 집값 상승을 두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형건설업사 관계자는 “균형개발은 인프라가 어느 정도 구축돼야 가능하다”며 “인프라 구축을 하려면 소규모로 진행되는 도시재생사업뿐만 아니라, 재건축·재개발사업도 함께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최승섭 부동산감시팀장은 “강남을 포함해 서울권역의 땅값을 전체적으로 낮추는 방식이 돼야 하는데 자칫하면 강북이 강남에 비해 땅값 낮으니까 맞추자는 식이 될 수도 있다”며 “균형개발이라고 할 수는 있겠지만, 땅값의 하향평준화가 아닌 상향평준화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현재 균형발전은 강북 특정 지역 땅값을 끌어올려서 강북 전체 땅값을 올리는 방식으로 보인다”며 “과거 강남의 경우에도 인프라 개선이 먼저 이뤄지고 땅값 상승이 후에 이뤄졌다”며 “인프라 개선의 목적이 땅값을 올리기 위함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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