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KAL) 858기 폭파사건의 희생자 유족들이 폭파 주범인 김현희를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한다. 

KAL858기 희생자 가족회와 진상규명 대책본부는 23일 오전 11시 김현희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할 방침이다. 

가족회는 고소장에서 “김현희가 북한의 공작원이라거나 KAL858기가 폭파됐다는 사실을 입증할 객관적인 증거가 전혀 없다”며 “객관적 사실과 맞지 않는 김현희의 자백에 의문을 가진 시민활동가·변호사·종교인 등이 지난 2001년 대책본부를 구성해 희생자 가족회와 함께 진상규명 요구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현희는 (가족회와 대책본부의) 면담 요구는 모두 거절하면서 종합편성채널이나 인터넷 방송에 수차례 출연해 진상규명 활동을 ‘종북’으로 매도했다”며 “거짓발언으로 공공연히 고소인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허위사실로 진상규명 활동의 업무를 방해했다”고 밝혔다. 

김현희는 지난 1월 유튜브 등에 게시된 ‘조갑제닷컴’ 조갑제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KAL858기 진상규명 대책본부를 ‘친북성향 단체, 민족반역자들’이라고 지칭했다. 또한 이들의 활동을 “북한을 옹호하는 행위이자 북한에 면죄부를 주려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지난 2014년에는 종합편성채널에 출연해 “노무현 정부가 (KAL858기) 사건을 뒤집으려는 가짜 공작을 주도적으로 했다”며 “대한민국에 해를 끼치는 이적행위(를 한 것)”라고 말했다. 

지난 1987년 11월29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출발, 서울로 향하던 KAL858기가 인도양 상공에서 사라졌다. 탑승객과 승무원 115명이 전원 실종됐다. 유해나 유품 등은 발견되지 못했다. 당시 정부는 이를 북한에 의한 공중폭파 테러사건으로 규정했다. 이후 제13대 대통령 선거 전날인 12월15일 김현희를 폭파범을 지목, 입국시켰다. 김현희는 지난 1990년 사형 선고를 받았다가 같은 해 사면됐다. KAL858기 실종자 가족들은 김현희의 주장 외에는 물증이 없다며 진상규명을 요구 중이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