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려주세요"…우리 애 잘 키우는 올바른 훈육법

부모는 아이에게 '방법'을 가르쳐 주는 존재…스스로 해낼 수 있도록 기다려야

여러 사회·경제적 이유로 다자녀를 두기 어려운 요즘에는 ‘1~2명의 아이만 낳아 잘 기르자’고 하는 부부들이 많다. 특히 소아·청소년기의 아이들은 부모로부터 절대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에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그러나 대가족 중심이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부부가 아이의 양육을 모두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다. 아이를 기르기 위해 별도로 공부를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많은 정보가 흘러넘치는 세상에서 올바른 양육법을 골라내기란 쉽지 않다. 좋은 부모가 되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이문수 고대구로병원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를 만나 소아·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가 해야 할 행동들에 대해 들어 봤다.

 

이문수 교수가 강조한 올바른 양육법 중 하나는 ‘기다리는 것’이다. 대소변 가리기, 혼자 밥 먹기, 말하기 등의 행동들을 아이가 할 수 있는 시기는 정해져 있다. 그런데 이를 ‘빨리’ 하길 바라면 오히려 탈이 날 수 있다는 것이다. 부모는 모든 것을 다 해주는 존재가 아니라 ‘방법’을 가르쳐 주는 존재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 교수는 “부모는 완전체이다.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살면서 성인이 됐다. 그러나 아이는 미숙하다”며 “부모들은 아이를 현재 자신과 비교하면서 아이가 바로, 빨리 바뀌길 바란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시행착오의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느긋하게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떼를 쓰는 아이를 훈육하기 위해서도 ‘참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르는 아이가 심하게 떼를 쓰는 경우에만 들어주는 태도는 삼가야 한다. 이는 아이에게 “조르지 않으면 사주지 않겠다. 떼를 써야 들어준다”는 것을 가르치는 행위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가장 안 좋은 행동이 ‘굴복해서 들어주는 것’이다. 처음부터 빨리 판단해서 들어줄 것은 빨리 들어주고, 그러지 않으면 절대 들어줘서는 안 된다. 일관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무조건 ‘안 된다’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중도덕을 가르쳐야 하는 상황에서는 ‘안 돼’라고 외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춘기 아이들에게는 발언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결정을 내려야 하는 일이 있을 때 아이의 의견을 듣고 협의를 하는 행동은 아이의 자존감 및 정체성 형성, 향후 사회로 진출했을 때 무언가를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이 교수는 “자식을 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은 자연의 섭리다. 다만 어떻게 세련되게 져주느냐를 고민해야 한다”면서 “집에서 부모의 말만 강요한다면 밖에서도 아이는 자기 주장을 내세우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이들은 부모의 거울이다. 부모를 보고 배운다”며 “아이들의 정신건강이 좋지 않다면 어른들이 책임을 느껴야 한다. 부모 또한 자신의 정신건강 상태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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