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종합] ‘미스터 션샤인’은 왜 1900년대 의병 이야기에 주목했나

‘미스터 션샤인’은 왜 1900년대 의병 이야기에 주목했나


올해 가장 큰 기대작 tvN ‘미스터 션샤인’이 베일을 벗었다. 과연 김은숙 작가와 이응복 PD는 KBS2 '태양의 후예', tvN '도깨비'에 이어 또 한번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미스터 션샤인’은 제작비만 약 400억원 가까이 들인 블록버스터 드라마다. 신미양요(1871년) 때 군함에 승선해 미국에 떨어진 한 소년(이병헌)이 미국 군인 신분으로 자신을 버린 조국인 조선으로 돌아와 주둔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26일 오후 2시 서울 논현로 한 예식장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미스터 션샤인’의 예고편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70% 가량 사전 제작된 영상은 이전 작품들 이상의 완성도를 보여줬다. 1900년대의 공간을 실제처럼 재현한 것은 물론 인물들의 캐릭터를 담아낸 대사와 표졍, 영화 같은 전투 장면까지 다양한 모습이 담겼다.

그동안 일제강점기를 그린 영화, 드라마는 대부분 1910~30년대를 다뤘다. 하지만 ‘미스터 션샤인’은 1870년대부터 1900년 대까지의 시기를 선택했다. 지금까지 보지 못한 시대적 배경에 숨겨져 있던 인물들의 이야기가 드라마를 통해 되살아날 전망이다.

이날 이응복 PD는 “김은숙 작가님과 기획을 하면서 1930년대와 1900년대 중에 어느 시대로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자료를 찾아보니 1930년대 항일운동 이야기는 많은데, 1905년에 일본에 주권이 넘어가기 전 이야기는 많지 않더라. 그 부분이 다른 작품들과의 차별점이다”라고 설명했다. 일본에 마지막까지 항거했던 사람들, 만주로 넘어가 계속 항일운동을 이어간 사람들의 이야기에 주목한 것이다.

유진 초이 역할을 맡은 배우 이병헌도 드라마의 차별점을 설명했다. 이병헌은 격변기였던 그 시기 자체가 드라마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캐릭터도 독특하다”며 “주인공이 미국 사람이다. 한국에서는 드문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애국자도 아니고 조선에 대한 반감이 큰 인물이 등장하는 것 자체가 독특하고 흥미로운 지점이었다”고 털어놨다.

이날 공개된 예고편에서는 의병에 대한 이야기가 강조돼 있었다. 역사 속에 존재했던, 존재했을지 모르는 다양한 의병들의 사연이 드라마를 통해 전해질 예정이다.

이 PD는 “1871년부터 각종 자료를 조사했다. 직접 가서 둘러보기도 하고 인터넷도 찾아 보고 박물관도 가봤다”며 “전투에 질 걸 알면서도 참여해서 산산이 부숴지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들의 모습 하나 하나를 담는 게 목표고 과정이라 생각했다. 기록되지 않은 것도 있고 기록된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 종합] ‘미스터 션샤인’은 왜 1900년대 의병 이야기에 주목했나

‘미스터 션샤인’은 해외 시장 진출 준비도 마쳤다.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인 넷플릭스와 계약을 체결해 동시 방영을 앞두고 있다. 전 세계 190여개국에서 ‘미스터 션샤인’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제작진은 처음부터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두고 만든 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보편적인 정서가 통하지 않을까 하고 기대 중이다. 이 PD는 “각 나라마다 근대화 과정에서 외세의 침입받고 항거한 역사가 있을 것”이라며 “해외 시장을 고려해서 만들진 않았지만, 의병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해외 시청자들도 많지 않을까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보통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네 명을 넘어가는 경우는 많지 않다. 김은숙 작가의 전작인 ‘태양의 후예’, ‘도깨비’도 네 인물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미스터 션샤인’은 기존 공식에 얽매이지 않고 다섯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그 중에서도 주로 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배우 이병헌과 김태리의 출연이 기대를 모은다. 이병헌은 KBS2 ‘아이리스’ 이후 9년 만에 드라마 출연이다. 이에 이병헌은 “어떻게 하다보니 한동안 영화에 집중하게 됐다”며 “드라마로 처음 연기를 시작한 만큼 늘 열린 마음이었다. 언제든 좋은 드라마를 만나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응복 PD님과 김은숙 작가님의 드라마인데 안 할 이유가 없었다”고 출연 계기를 설명했다.

김태리는 자신이 맡은 고애신 역할에 대해 “조선 최고 명문가 자제이자 투사로 활동하는 아이러니한 인물”이라며 “어느 쪽을 따라갈 것인지, 얼마나 버리지 않을 것인지 등 복잡한 서사가 있는 인물이다. 인물을 단면적으로 표현하지 않기 위해서 다양한 측면에서 생각하고 촬영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24부작으로 예정된 ‘미스터 션샤인’은 현재 70% 가량 촬영을 진행한 상태다. 다음달 7일 오후 9시 첫 방송된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 사진=박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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