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 영화 ‘독전’이 15세관람가인 이유

독한 영화 ‘독전’이 15세관람가인 이유

독한 영화 ‘독전’이 15세관람가인 이유

지난 22일 개봉된 영화 ‘독전’(감독 이해영)의 기세가 독보적이다. 공개된 이후 줄곧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킨 ‘독전’은 손익분기점인 280만 관객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흥행 추세에는 15세관람가도 한몫했다는 평이다. ‘독전’이 마약 소재의 범죄물인 만큼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예상을 깨고 15세관람가로 분류 되며 흥행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해석이다.

2013년 개봉된 홍콩영화 ‘마약전쟁’을 원작으로 둔 ‘독전’은 아시아를 지배하는 마약 조직의 실체를 두고 펼쳐지는 독한 전쟁을 그린 범죄 영화다. 영화는 그야말로 ‘독한 자들의 전쟁’을 그려냈다. 마약 흡입을 비롯해 폭력, 신체절단, 살해, 상반신 노출 등 강렬한 장면이 등장한다.

하지만 ‘독전’은 15세이상관람가를 획득했다. 어떤 기준에 근거한 것일까.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는 ‘독전’에 관해 “마약조직과 수사관의 대결을 그린 영화로 폭력묘사와 마약의 불법 제조 및 불법거래 등 약물에 대한 내용이 빈번하게 등장하지만 제한적으로 묘사됐다”며 “전반적인 수위를 고려할 때 15세 이상 청소년이 관람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폭력 및 마약에 대한 내용이 주로 등장하지만 이에 대한 묘사가 적나라하지 않다는 것이다. 더불어 영화에서 폭력과 약물을 정당화시키거나 미화하지 않은 점도 15세관람가 등급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영등위는 등급분류 기준이 되는 일곱 가지 고려요소가 지속적이고 구체적으로 표현되지 않은 작품을 15세관람가로 구분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주제, 선정성, 폭력성, 대사, 공포, 약물, 모방위험 등이 영화에 지속적이며 구체적으로 표현되지 않아야 15세관람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독전’에 등장하는 마약 제작·흡입·거래 및 폭력 묘사 장면은 지속적이거나 구체적이라고 보기 힘들다. 노출 또한 마찬가지다. 서사에 불필요한 자극을 전시하지 않았다는 인상이 강하다. 마약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약물에 대한 미화도 없다. ‘독전’의 제작사 측도 이와 같은 점을 강조해 영등위에 심사 소명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영 감독은 개봉에 앞서 지난 15일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이에 관해 직접 입을 열었다. “자극을 위한 자극을 지양했다”라는 것이 이 감독의 설명이다.

이해영 감독은 “편집할 때 등급 분류를 고려한 것은 아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만큼 담을 수 있는 만큼을 담았다”며 “하지만 자극을 위한 자극적인 설정은 처음부터 지양하려 했다. 독한 내용이지만 관객들이 편안하게 볼 수 있을 정도로 균형을 맞추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권선징악으로 귀결되는 의도 등이 반영돼 나온 등급이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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