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 시동 걸린 제2 NFC 사업, 어떻게 추진될까

[월요기획] 시동 걸린 제2 NFC 사업, 어떻게 추진될까

지난해 국내에서 치른 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은 59억원의 흑자를 냈다. U-20 조직위는 해산 총회에서 이 잉여금을 제2 NFC(National Football Center) 건립에 쓰겠다고 공언했다. 그리고 해산총회 6개월여 만인 지난 3월 28일 대한축구협회는 용역 사업자 공개 모집을 통해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한국축구 두 번째 요람이 될 제2 NFC는 어떤 모습으로 세상에 공개될까? 이번 월요기획에서는 제2 NFC 건립 현황과 주요 쟁점들을 짚었다.

▶ 제2 NFC는 ‘이전’ 아닌 ‘확장’ 개념

한국 각급 국가대표팀은 그동안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통일공원에 조성된 NFC에서 훈련 일정을 소화했다. 파주 NFC의 시작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축구 전문가들은 프랑스 국가대표팀 훈련 시설이자 유소년 축구 아카데미인 ‘클레르퐁텐(Clairefontaine)’에 자극을 받아 전문 훈련 시설의 국내 건립을 역설했다. 이후 사업이 본격 추진돼 2001년 11월 9일 천연잔디구장 6면, 인조잔디구장 1면, 숙소, 교육시설, 각종 훈련시설 및 편의시설을 갖춘 파주 NFC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파주 NFC는 건립 초기부터 줄기차게 가동됐지만 특히 근 몇 년간 수요가 급증하며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성인 국가대표팀 훈련뿐 아니라 남·여 연령별 대표팀 훈련, 지도자·심판 교육, 각종 축구대회 등으로 스케줄이 가득 찼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축구협회가 파주 NFC를 건립할 당시 체결한 기부채납 계약이 이슈로 떠올랐다. 기부채납이란 부지를 무상으로 사용하는 대신 계약이 만료되면 건물, 잔디 등 시설물을 무상으로 지자체에 넘기는 것을 말한다. 파주 NFC의 기부채납 계약은 오는 7월에 끝난다. 부지 위에 조성한 시설물의 감정평가에 따라 계약기간이 연장될 전망이지만 협회는 4년을 넘기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협회는 이 같은 복합적인 문제로 새 훈련장 건립을 고민해왔다. 마침 U-20 월드컵 흑자에서 비롯된 잉여금 59억원이 중요한 자양분이 됐다. 다만 협회 관계자는 “NFC 수요가 상당히 많다. 기부채납 기간이 끝나도 파주 NFC는 임대 형식으로 계속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결국 ‘제2 NFC 프로젝트’는 이전이 아닌, 확장 개념인 셈이다.

▶ 까다로우면서 매력적인 제2 NFC 유치

협회는 올해 3월 28일부터 4월 26일까지 제2 NFC 건립 용역 사업자를 공개 모집했다. 초미의 관심사인 부지 입찰은 지방선거 직후인 7월경 진행될 전망이다.

제2 NFC는 지역홍보와 경제파급 효과 측면에서 상당히 매력적이다. 이 때문에 오래 전부터 이천시, 화성시 등 수도권 내 지자체들이 제2 NFC 유치에 관심을 보였다. 일부 지자체는 이미 유치 제안서를 협회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협회 관계자는 “지금까지 10여 곳에서 관심을 보였다”면서도 “7월에 공고가 진행되어야 지자체의 정확한 의중을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계획대로라면 제2 NFC에는 관중 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스타디움, 천연 잔디 9면, 인조 잔디 1면, 풋살장, 실내구장 등이 조성된다. 협회는 약 10만평의 평야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부지 선정의 가장 중요한 요건은 무엇일까? 트레이닝 센터가 넓은 땅을 요구하는 만큼 무엇보다 법적으로 부지 확보에 문제가 없어야 한다. 이후엔 기후, 교통, A매치 경기장과의 거리 등이 종합적으로 검토된다. 아울러 잔디 등 시설관리를 위해 전기, 수도 공급도 원활히 이뤄져야 한다. 축구에 대한 ‘진정성’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제2 NFC 유치조건에 시민구단 창단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에 대해 협회 관계자는 “(NFC 건립은) 한국축구 발전을 위한 것이다. 자자체에서 구단을 창단하면 당연히 좋겠지만 NFC 건립의 본질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 매입’하고 싶지만… 만만찮은 비용

제2 NFC 건립은 매입과 기부채납 가능성이 모두 열려 있다. 매입의 경우 축구협회가 자체 보유하는 훈련 시설이 생기는 장점이 있지만 높은 땅값을 감당해야 한다. 반면 기부채납은 부지를 빌려서 시설을 세우기 때문에 비용이 저렴하고 접근성에서 더 좋은 옵션을 생각할 수 있지만 차후 건물 등 모든 시설을 지자체에 내줘야 한다.

결국은 비용이 문제다. 파주 NFC 건립 당시엔 공사비 130억원을 대한축구협회,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 2002 월드컵조직위원회 등이 십시일반 충당했다. 그러나 지금은 물가 상승으로 그때보다 모든 면에서 비용이 늘었다. 더군다나 협회는 적극적인 인프라 투자를 이유로 이번엔 부지 매입에 무게를 두고 있다. 매입으로 추진되면 파주 NFC 공사비용의 4배 이상인 600~8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입에 필요한 자금은 U-20 월드컵 잉여금과 협회 적립금, 네이밍 스폰서 유치, FIFA 지원금 등으로 조성된다. 제2 NFC의 공공성이 충분히 입증되면 문체부와 지자체에서도 예산이 배정될 수 있다.

축구협회는 주무부처와의 긴밀한 협의를 위해 문체부 차관 출신 조현재 부회장을 제2 NFC 건립추진위원장으로 내정했다. 협회 관계자는 “협의가 많이 필요한 사업이다. 충분히 외부에 홍보하는 동시에 정부, 민간 기업, 지자체와 꾸준히 논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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