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만 감독 지도에도… SK, 처방전 없는 수비에 ‘고심’

두산마저 꺾은 SK에 요구되는 ‘강팀의 조건’

힐만 감독 지도에도… SK, 처방전 없는 수비에 ‘고심’

잘 나가는 SK에겐 한 가지 고민이 있다. 바로 수비다.

SK 와이번스는 25일 인천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7대6으로 승리했다. 끈질긴 타격 집중력으로 역전에 역전을 거듭, 결국 10회말 노수광의 스퀴즈 번트로 승리를 낚았다.

하지만 만족스런 경기 내용은 아니었다. 야수진의 실책이 경기를 어렵게 만들었다. 

실책이 곧 실점으로 이어지는 최악의 상황이 반복됐다. 1회 초 두산 선두타자 류지혁의 안타 타구를 중견수 노수광이 놓치면서 2루까지 진루를 허용했다. 결국 두산은 정진호의 땅볼, 산체스의 폭투를 틈 타 선취점을 뽑았다.

연장 10회에는 치명적인 실책이 연거푸 나왔다. 9회말 이재원의 극적인 동점 홈런으로 기사회생한 SK는 선두타자 오재일에게 안타를 내주며 출루를 허용했다. 오재원에 희생 번트로 오재일은 2루까지 진루했다. 

문제는 허경민의 타석이었다. 연장전 수비 강화를 위해 투입된 박성한의 실책성 플레이가 나왔다. 허경민이 때린 어렵지 않은 타구가 3-유간으로 흘렀지만 포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끝이 아니었다. 2루로 귀루 하려던 오재일이 뒤늦게 3루로 내달렸다. 이 땐 이미 좌익수 김동엽의 글러브에 공이 들어가 있었지만, 김동엽은 3루 송구를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판단이 아쉬웠다. 오재일의 스타트가 늦었기에 3루에 던졌다면 충분히 아웃시킬 수 있었다. 

박성한과 김동엽의 수비는 실책으로 기록되진 않았지만 분명 실책성 플레이였다. SK의 '배려'로 기회를 잡은 두산은 박건우의 고의사구로 만든 2사 만루 기회에서 조수행의 2타점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SK는 전날 두산전에서도 뼈아픈 실책으로 분위기를 넘겨줬다. 3대2로 앞서던 6회초 1사 2루에서 오재일의 타구를 2루수 김성현이 놓쳤다. 이를 틈타 2루 주자 양의지가 홈까지 내달려 동점을 만들었다. 두산은 뒤이어 김민혁과 오재원의 백투백 홈런 등을 앞세워 순식간에 8점을 뽑아내 분위기를 뒤집었다.

10회말 극적인 역전 스퀴즈가 아니었다면 최악의 경우 실책으로 인해 2경기를 전부 내줄 수 있었다. 

SK는 25일 오전까지 야수 실책 24개로 KBO리그 10개 구단 중 실책이 가장 많다. 사실 지난 시즌 SK의 고질병 역시 실책이었다. 총 108개의 실책으로 KT(112개)에 이어 2번째로 많았다. 2016년에도 123개로 전체 3위였다. 

힐만 감독의 올 시즌 출사표 역시 ‘실책 없는 야구’였다. 

그럼에도 지속되는 실책에 “스트레스와 부담감 때문”이라며 선수들을 다독인 그였지만, 이날 경기를 앞두곤 직접 글러브를 끼고 수비 시범을 보이는 등 선수단에 무언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하지만 힐만 감독의 지도에도 SK의 고질병은 낫지 않았다. SK는 올 시즌 선 굵은 야구로 리그 2위에 자리하고 있다. 이날 경기까지 팀 홈런 50개로 압도적인 1위다. 하지만 기본이 탄탄해야 선두 자리도 노릴 수 있다. 불안한 수비는 올 시즌 SK를 괴롭힐 난제가 될지도 모른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Copyright @ KUKINEWS. All rights reserved.

쿠키미디어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