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땅’ 터키, 첫 시즌 마친 韓 선수들 성적표는

‘기회의 땅’ 터키, 첫 시즌 마친 韓 선수들 성적표는

‘기회의 땅’ 터키, 첫 시즌 마친 韓 선수들 성적표는

지난 오프 시즌 국내 팬들 사이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지역 중 한 곳은 터키였다. ‘프로즌’ 김태일이 소속팀 1907 페네르바흐체를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본선으로 이끈 이후 터키 리그(TCL) 팀 사이에서도 한국인 영입 열풍이 분 까닭이다.

올 시즌 10명 이상의 한국인 선수가 터키 땅을 밟았다. 개중에는 지난 시즌 한국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롤챔스) 무대에서 준수한 기량을 뽐낸 선수도 있었고, 해외에서 잔뼈가 굵은 용병도 있었다. 이들 중 누가 가장 만족스러운 시즌을 보냈을까.

가장 좋은 성적을 낸 건 BAU 슈퍼매시브의 ‘갱맘’ 이창석과 ‘눈꽃’ 노회종이다. 이들은 정규 시즌에 26승2패의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하며 리그 선두를 차지했다. 이어 지난 22일 펼쳐진 플레이오프 결승전에서도 로열 밴디츠를 3대1로 꺾고 왕좌에 올랐다.

이창석은 정규 시즌과 플레이오프를 모두 합쳐 7.7의 평균 KDA를 기록했다. 독특한 챔피언 폭으로 유명한 그답게 총 17개의 챔피언을 활용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노회종도 5.1의 KDA로 이름값을 해냈다.

이들은 덩달아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출전권도 확보했다. BAU 슈퍼매시브는 플레이-인 스테이지 1라운드에서 브라질, 일본, 동남아시아, 오세아니아, 독립연합국가, 라틴 아메리카 남부와 북부 등의 지역 대표들과 겨룰 전망이다. 가장 경쟁력 있다고 평가받는 만큼 차기 라운드 진출이 유력하다.

터키 리그서 2번째로 좋은 성적표를 받은 건 에버8 위너스 출신의 박위림과 김근성이다. 이들의 소속팀 로열 밴디츠는 정규 시즌과 플레이오프서 모두 준우승을 차지했다. 정규 시즌에는 21승7패의 좋은 성적을 남겼고, 플레이오프에서는 유스크루를 3대0으로 대파하고 결승 문턱까지 밟았다.

박위림은 6.9, 김근성은 5.4의 평균 KDA 수치를 남겼다. 비록 BAU 슈퍼매시브의 벽을 넘지는 못했으나, 2017년 팀 창단 이래 최고 성적을 냈다는 점에서 뜻깊은 시즌이었다.

롱주 게이밍 출신의 ‘코코’ 신진영과 ‘쭈스’ 장준수도 팀을 리그 3위에 올리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들의 소속팀 유스 크루는 정규 시즌 13승15패(4위)에 그치며 5할 승률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 3·4위 결정전에서 팀 오로라를 3대0으로 대파하고 유종의 미를 거뒀다.

사실 신진영은 올 시즌 체면을 구기기도 했다. 그는 시즌 초반 팀이 4연패에 빠졌을 때 포르투갈 출신의 ‘시쿠’ 프란시스쿠 크루스 안투느스에게 주전 자리를 내줬다. 이후 심기일전하며 다시금 제 컨디션을 되찾았으나, 이창석이나 박위림에 비하면 어딘가 아쉬움이 남을 법한 시즌이었다.

지난해 좋은 활약을 펼쳐 터키 올스타에까지 선발됐던 김태일도 올 윈터 시즌엔 맥을 못췄다. 그의 소속팀 1907 페네르바흐체는 정규 시즌 15승13패를 거둬 3위에 올랐으나, 플레이오프 첫 경기에서 팀 오로라에게 1대3으로 패하며 조기 탈락했다.

‘카카오’ 이병권과 ‘트라이’ 김영훈도 비슷한 성적표를 받았다. 정규 시즌 12승16패를 기록해 5위에 그친 다크 패시지는 플레이오프 첫 경기에서도 유스 크루에 0대3으로 완패,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이밖에 ‘위즈덤’ 김태완과 ‘레인’ 안형욱이 속한 팀 오로라가 정규 시즌 6위, 플레이오프 3위에 오르며 선전한 가운데 ‘닌자’ 노건우와 ‘에이스’ 김지훈은 HWA 게이밍에서 변변한 성적을 내지 못해 이른 시간 작별을 고했다.

대체적으로 이름값이 비싼 선수를 보유한 팀이 좋은 성적을 낸 만큼, 차기 시즌 터키 리그의 한국인 러시는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월드 챔피언십이 반년 앞으로 성큼 다가온 지금, 어떤 새 얼굴이 터키로 향할지 지켜보는 것도 짧은 휴식기의 재미가 될 전망이다.

윤민섭 기자 yoonminseop@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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