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흘린 양의지, 심증은 있는데 물증이 없네

공 흘린 양의지, 심증은 있는데 물증이 없네

공 흘린 양의지, 심증은 있는데 물증이 없네1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 7회 말 시작 전 두산 더그아웃에는 긴장감이 맴돌았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포수 양의지를 질책했고, 양의지는 그런 김 감독 앞에서 고개를 푹 숙였다. 

발단은 이렇다. 양의지는 7회말 등판한 곽빈의 연습 투구를 받던 도중 바운드 된 공이 들어오자 이를 받지 않고 살짝 피했다. 바운드 된 공은 정종수 주심의 다리 사이를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정 주심이 민첩하게 피하지 않았다면 자칫 공이 다리에 맞을 수도 있던 상황. 정 주심도 황당한 표정을 짓고 한참이나 양의지를 쳐다봤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급히 김 감독이 나섰다. 양의지를 불러 “상대도 마찬가지니 너무 스트라이크존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라”고 질책했다. 양의지도 고개를 숙여 수긍했다.

김 감독의 노련함으로 양의지와 심판의 직접적인 마찰은 피했다. 하지만 양의지의 행위에 대한 고의성 여부를 두고 여전히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11일 오전 현재도 양의지의 이름이 포털에 오르내린다.

한 매체를 통해 양의지는 공이 순간적으로 안 보였을 뿐 고의성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KBO는 현재 경위서를 접수한 상태다. 정황상 양의지의 행위에 고의성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팬들 역시 '심판 판정에 문제가 있었던 건 맞지만 위험한 행동이었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심증은 있다. 직전 7회초 공격에서 양의지는 바깥쪽으로 빠졌다고 생각한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자 불만을 표시했다. 헛스윙 삼진을 당한 뒤 방망이를 신경질적으로 던지는 등 분을 삭이지 못했다. 판정에 대한 불만이 공을 일부러 흘린 ‘위험한 장난’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 김 감독이 급히 양의지를 불러 판정에 대한 얘기를 꺼낸 것도 연관이 깊다.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 역시 심판 판정으로 떠들썩한 KBO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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