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인공지능…게임업계에 부는 신기술 바람

게임 업계가 블록체인, 인공지능(AI) 등 최근 주목받고 있는 IT(정보기술) 도입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일 액토즈소프트는 올해 블록체인 사업에 진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관련 스타트업 육성 인큐베이터, 미디어‧커뮤니티 구축, e스포츠 플랫폼 구축 등이 골자다.

분산장부로도 알려진 블록체인은 각 이용자에게 분산된 형태로 구현되는 높은 보안성 등을 특징으로 암호화폐 기반 기술로도 활용될뿐 아니라 물류, 농‧축산업 등 다양한 업계에 새로운 보안, 비즈니스 솔루션으로 적용되고 있다.

액토즈는 우선 스타트업 인큐베이팅을 통해 관련 기술 확보에 나서고 이를 e스포츠와 게임부터 가능한 다른 산업 영역까지 적용해나갈 예정이다.

특히 액토즈가 처음 시도하는 e스포츠 플랫폼은 선수와 팀의 실적 등 정보를 관리‧제공하는 시스템부터 경기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서 서비스가 제공된다. 또한 선수‧팀 스폰서십과 클라우드펀딩, 대회 주최‧중계‧참가에서 블록체인 토큰 기반 게임머니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액토즈의 블록체인 사업 결정은 새로운 사업 영역 개척에 대한 기대감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오명수 액토즈소프트 사업개발본부 이사는 “게임을 포함한 다양한 산업과 연계해 신사업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라며 이유를 설명했다.

세부적으로는 지난해 액토즈가 야심차게 추진한 ‘WEGL’ 등 자체 e스포츠 사업에 수익모델을 더하는 방법으로 블록체인이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블록체인 기반 게임 ‘크립토키티’의 고양이를 사고파는 콘텐츠가 2개월여 만에 30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린 예가 제시됐다.

구오하이빈 액토즈소프트 대표는 “지난해 e스포츠 사업을 시작하면서 나름대로 많이 노력했고 성공적이라 생각하는데 올해 사업계획에서 가장 부족한 부분이 수익모델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블록체인도 이야기도 이 때 나왔다”고 말했다.

액토즈는 아직 블록체인을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업 범위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기술‧시장 선점이 중요하다고 판단, 인큐베이팅을 통해 기반을 닦는다는 방침이다. 급변하는 기술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다만 당장 ICO 채굴 등 분야는 추진하지 않는다.

블록체인‧인공지능…게임업계에 부는 신기술 바람

이 같은 움직임은 액토즈 외에 여러 국내 게임사에도 이미 활발하게 일고 있다. 블록체인뿐 아니라 AI,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여러 기술‧사업 분야에 걸친 움직임이다.

우선 블록체인과 관련, 한빛소프트는 지난 2일 ‘브릴라이트 코인’이라는 ICO를 선보이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국내 규제 환경을 이유로 중국 홍콩에서 서비스를 선보였다. 과거 ‘스타크래프트’ 등을 국내에 유통하며 PC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선전했지만 모바일 게임 시장 진출에 늦었던 부분을 신사업 확보로 만회하려는 것이다.

이미 지난해 넥슨 지주회사 NXC는 ICO 거래소 운영사 코빗을 인수하는 투자를 진행했고 엠게임 역시 정관 변경을 통해 관련 사업을 위한 전자상거래 금융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 채굴 사업을 시작했다. 와이디온라인도 올해부터 블록체인 기반 소셜 게임‧음원 유통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다.

또한 ICO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5일 투자 자회사를 통해 게임사 넵튠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각 50억원씩 총 1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게임과 블록체인의 접점에 주목해 ‘새로운 기회’를 찾기 위해 역으로 ICO 업계에서 손을 내민 사례다.

넷마블은 지난달 30일 주주총회에서 AI,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관련 사업, 블록체인 관련 사업‧연구개발업, 음원 등 문화콘텐츠 관련 사업을 신규 사업목적으로 추가했다. 사업 영역 확대를 위해 기존 사명 ‘넷마블게임즈’에서 ‘게임즈’도 떼버렸다.

엔씨소프트는 블록체인 사업에는 본격 진출하지 않고 있지만 2011년 TF(태스크포스)로 시작한 AI센터와 NLP(자연어처리)센터를 중심으로 AI 관련 연구개발(R&D)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이 기술을 기반으로 야구 정보 서비스 ‘페이지’를 선보일 계획이다. ‘기술 기업’ 역량 강화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엠게임 역시 블록체인 외에도 VR 장비 제조와 도소매업, 농업과 IoT(사물인터넷)를 결합한 스마트팜 자문, 구축‧관리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해 기술 기반으로 광범위한 사업 분야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

다만 중소 게임사들은 생존 기회 모색을 위해 IT 신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한 중소 게임사 관계자는 “게임 자체만으로는 이미 앞서간 주자들과 경쟁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추후 실적으로 결과를 나타내야겠지만 게임사들이 새로운 분야에서 생존 기회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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