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김남주 “‘미스티’ 멋지게 해낸 기억, 딸에게 줄 수 있어 좋아요”

김남주 “‘미스티’ 멋지게 해낸 기억, 딸에게 줄 수 있어 좋아요”


6년의 공백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배우 김남주는 ‘미스티’가 호평 받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최근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미스티’는 고혜란의 존재감이 절대적인 드라마였다. 고혜란은 긴 시간 동안 세 명의 남자들에게 사랑받고 직장에서도 여성으로서 한계를 느끼면서도 끝까지 자신의 욕망을 굽히지 않는 인물이었다. 고혜란 캐릭터의 매력을 어떻게 보여주고 설득하는지에 따라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의 태도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었다. 부담감 속에서도 김남주는 고혜란 그 자체가 됐다. ‘미스티’는 김남주를 중심으로 안정적으로 전개될 수 있었다.

지난 3일 서울 팔판길 한 카페에서 만난 김남주는 여전히 고혜란이었다. 헤어스타일부터 의상, 메이크업까지 드라마 속 모습 그대로 나타났다. 드라마가 끝난 이후에도 아직 고혜란으로 살고 있다는 김남주는 “어떻게 만든 캐릭터인데 벌써 떠나보내나”라고 말하며 웃었다. 

“‘미스티’를 끝내기 싫었어요. 16부는 너무 짧지 않나요. 다행히 아직 고혜란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하시는 분들 많으셔서 고혜란으로 살고 있어요. 6년 만에 어렵게 선택해서 출연한 작품인데 이렇게 좋은 반응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어서 어느 때보다도 행복해요. 예전엔 거리에서 저를 보면 ‘연예인이네’ 하는 정도였어요. 못 본 척 하시는 경우도 많았고요. 지금은 ‘고혜란이다!’ 하면서 폭발적으로 좋아해주세요. 김남주가 아니라 고혜란이라고 불러주시는 게 너무 좋더라고요. 제 본명을 까먹으셨다는 분들도 계세요.”


김남주가 ‘미스티’를 6년 만에 복귀작으로 결정한 배경에는 남편 김승우가 있었다. ‘미스티’의 대본을 먼저 읽어보고 김남주에게 꼭 해야 하는 작품이라고 권한 것이 김승우였다. 상대 역할을 오가며 연기 연습을 같이 해주기도 했다.

“‘미스티’의 대본을 먼저 읽고 해야 된다고 권한 건 김승우 씨예요. 저에게 빨리 읽어보라고 하면서 ‘이건 반드시 해야 할 작품이다’, ‘잘 해낼 것 같다’고 했죠. 아무래도 같은 배우다 보니까 인물의 감정보다는 작품으로 보더라고요. 또 캐릭터 분석할 때부터 많은 도움을 줬어요. 운동선수 코치처럼 제가 이상하다고 느끼는 점들을 잘 봐줬어요. 강태욱과 케빈리, 한지원을 오가면서 상대 연기도 해줬고요. 드라마가 방송되기 시작한 이후에는 누구보다 고혜란의 팬이 됐어요. 드라마가 끝날 때는 ‘잘할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잘할 줄 몰랐다’면서 ‘연기 좀 가르쳐 달라’는 얘기까지 하더라고요.”

김남주는 KBS2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 출연한 이후 육아에 집중했다. 배우로서의 초조함은 전혀 없었다. 가정이 있고 아이들이 있다는 것이 안정감을 줬다. 오히려 마음을 내려놓은 후 일이 더 잘 풀린 느낌도 들었다. 그래서 더 까다롭게 작품을 고르느라 6년이 걸렸다.


“6년 동안 잘된 작품도 많고, 잘나가고 아름다운 여배우들이 많았잖아요. 그럴 때마다 ‘괜찮아, 저 배우에겐 이런 아이들이 없잖아’ 하고 생각했어요. 현장에 있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엄마로서 제가 해야 할 역할이 더 중요했던 거죠. 그래서 제가 잘할 수 있고 아이들을 돌보지 못하면서까지 하고 싶은 작품을 찾았어요. 괜찮다고 생각한 작품들도 있었지만 꼭 해야 하나 싶더라고요. 그런데 ‘미스티’는 달랐어요. 신랑도 저도 과감하게 도전할 만한 드라마라고 생각했죠.”

김남주는 처음엔 고혜란 캐릭터가 부담스러웠다고 고백했다. 실제 자신과 다르게 너무 완벽한 여자였기 때문이다. 캐릭터 설명에 적혀 있던 ‘오랜 운동으로 단련된 탄탄한 몸매’라는 문구도 몇 달 동안 그녀를 괴롭혔다. 운동과 굶기를 반복하고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해내는 고통을 이겨낸 끝에 고혜란이 완성됐다. 김남주는 50대가 되기 전에 소화한 ‘미스티’와 고혜란 역할이 자신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했다.

“‘미스티’는 아주 특별해요. 연기 인생에서도, 제 인생에서도 그렇죠. 6년 전에 초등학교 1학년이었던 딸이 중학교 1학년이 됐어요. 아이 기억에 엄마가 일을 하는 모습이 생생히 기억나는 건 지금일 것 같아요. 이전 작품 때는 기억이 안 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중요한 시기에 엄마가 멋지게 일을 해낸 좋은 기억을 줄 수 있는 게 제일 좋아요. 오랜 만에 출연했는데 흐지부지하게 조용히 끝났으면 어땠을까 싶죠. 배우로서도 코미디가 아닌 정극으로 재평가 받은 것 같아요. 또 아주 예쁜 모습을 해도 되는 역할이었잖아요. 덕분에 연기도 의상도 마음껏 할 수 있었고요. 제 생각에도 제일 예쁘게 나온 것 같아요. 여러모로 의미 있는 작품이죠.”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 사진=더퀸AM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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