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울지 않아… ‘17리바운드’ 하승진의 포효

이젠 울지 않아… ‘17리바운드’ 하승진의 포효

이젠 울지 않아… ‘17리바운드’ 하승진의 포효전주 KCC 하승진은 지난달 31일 서울 SK와의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4쿼터 작전 타임 도중 통한의 눈물을 쏟았다. 당시 KCC는 경기 종료 2분7초를 남기고 74대84로 뒤진 상황이었다. 하승진은 패배를 예감한 듯 고개를 떨궜다.

결국 KCC는 2차전마저 패했다. 역대 4강 플레이오프에서 첫 2경기를 패한 팀이 챔피언 결정전에 오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전주에서의 3차전은 필승이 요구됐다.

배수의 진을 친 KCC는 결과적으로 챔피언결정전을 향한 실낱같은 희망을 잡았다. 2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SK에 90대79로 승리했다. 하승진의 얼굴에도 비로소 웃음꽃이 폈다.

절치부심 경기에 임한 하승진의 역할이 컸다. 22분17초를 뛰면서 9득점 1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공격 리바운드 9개 등 완벽히 골밑을 지배하며 팀에 승리를 가져왔다.

하승진은 1쿼터 7득점을 비롯 9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냈다. 자신의 역대 PO 1쿼터 최다 리바운드였다. 이 가운데 공격 리바운드만 무려 5개에 달했다. SK는 속공을 이용한 5대4 농구를 유도하는 팀이다. 이를 전개하기 위해선 리바운드가 우선적이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았다. 하승진이 꿋꿋이 리바운드를 잡아냈고 이는 KCC의 득점으로 이어졌다. 1쿼터가 끝났을 때 양 팀의 점수는 24대11까지 벌어져 있었다.

2쿼터 휴식을 취한 하승진은 3쿼터에도 맹활약을 펼쳤다. SK가 속공을 이용해 한 자릿수대로 점수 차를 좁히자 하승진이 나섰다. 이 과정에서 공격 리바운드 2개 포함 리바운드 5개를 잡아냈다. 하승진이 골밑에서 중심을 잡아주면서 KCC는 역전을 내주지 않고 4쿼터를 맞이했다.

KCC는 4쿼터 안드레 에밋의 활약에 힘입어 SK의 추격을 뿌리치고 값진 승리를 따냈다. 하승진 역시 공격 리바운드 X개 포함 5리바운드를 4쿼터에도 걷어내며 힘을 보탰다. 

하승진은 장단점이 뚜렷한 선수다. 키 221㎝의 압도적인 신장을 자랑하지만 움직임이 느리다.하승진을 위해 지역방어를 선택했지만 이는 KCC에 오히려 독이 돼 돌아오곤 했다. 

이를 인지한 하승진도 그간 마음고생이 심했다. 하지만 벼랑 끝 결전에서 기어코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해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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